K-pop을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K-pop이란 주로 한국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각종 음악, 뮤직비디오, 가수들을 포함한 하나의 음악 장르를 일컫는 용어이리라. 뭐 틀린 건 아닌데, 아마 이런 좁은 의미로서만 K-pop을 말하는 시대는 저물 것 같다. 예를 들어 유도같은 경우는 일본 무술가들에 의해 정립된 올림픽 스포츠이고 지금도 수많은 일본인 유도가들이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 대회를 휩쓸고 다니지만, 정작 유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64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의 무제한급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사람은 다름 아닌 네덜란드 선수였다. 그러니까 유도는 분명 일본에서 태어난 스포츠지만, 일본 선수들은 그 이후로 끊임없이 세계 각국에서 온 유도가들의 도전을 감당해내야 했고, 가끔 일본 선수들은 그들에게 한판패를 당하기도 했다. 오늘날 어느 누구도 유도가 일본만의 스포츠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실 유도는 지구상에 사는 모든 세계인들의 국제적인 스포츠이다.


지난달에 Z-GIRLS라는 7인조 걸그룹이 서울에서 데뷔했는데, 한두명의 멤버만이 외국 국적인 다른 그룹과는 달리 놀랍게도 이 그룹의 경우 7명 모두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일곱 멤버들의 국적은 하나같이 다른데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대만, 태국) 한국어 실력이 출중하지 못한 관계로 이들과 모두 소통하려는 팬이 있다면 일곱 개의 언어를 다 구사해야만 할 것이다. 때문에 Z-GIRLS의 데뷔곡인 'What You Wating For'는 국제적 공용어인 영어로 작사되었는데, 곡을 들어보면 이건 가사만 영어지 순 K-pop 노래의 공식을 모두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질문 ― K-pop을 뭐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이들의 음악은 멤버도 팬도 한국인이 아닐텐데 K-pop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믿거나 말거나 K-pop은 어떤 국제화된 문화의 한 장르가 되어버렸다. 언젠가 어느 누구도 K-pop이 한국만의 음악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K-pop은 우리 모두의 음악이 될테니까.


사실 이런 생각은 정확히 한달 전쯤에도 했는데, 바로 K/DA의 'POP/STAR'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서였다. 당시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나서 느낀 소회를 하루 이야기에 써 놓았다 (http://fluorf.net/xe/154988 ). 여기에다가는 그 글의 마지막 결론 문단만 실어도 충분할 듯 싶다.


K/DA라는 게임 속 걸그룹의 노래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면, 과연 K-pop이 어떤 장르를 뛰어넘은 문화의 한 영역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것이다: K-pop은 가요의 영역을 넘어, 일종의 한국 연예시장에서 창조된 문화컨텐츠의 공통적 특질을 아우르는 일종의 브랜드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