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에서 감사성찬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삼례읍에서 열리는 '완주 삼례딸기大축제 장소에 들렀다. 행사가 열리는 삼례농협 근처 공영주차장에는 이미 수많은 차들이 들어차 있어 들어갈 엄두조차 못 냈고, 하릴없이 빙 둘러서 삼례중학교 근처에 있는 공터로 향했다. 이런 지역축제 행사가 있는 곳에는 항상 통행과 주차 안내를 하기 위해 호루라기를 삑삑 불며 경광봉(警光棒)을 흔드는 해병대 전우회 아저씨들이 있는데, 축제 마지막날 끝무렵이라 그랬는지 꽃샘추위가 다 지나간 늦은 오후 슬슬 더워지는 햇볕 아래 플라스틱 간이 의자에 앉아 쉬고 계시는 걸 보고 여기는 만차는 아니구나 싶어서 얼른 빈 자리 하나를 찾아 주차를 완료했다.


사람은 무척 많았다. 내가 입장한 시간은 거의 축제가 끝나기 1시간 전이었기에 축제 장소로 들어가는 사람보다 나오는 사람이 많았는데, 나오는 사람마다 손에 뭔가를 들고 있었다. 물론 대부분은 딸기가 한가득 든 스티로폼 용기였지만, 회오리 감자나 솜사탕은 물론이고, 심지어 (건강에 해롭디 해로운) 딸기 탕후루(!)도 간간이 목격되었다. 축제 장소로 들어가니 한창 주무대에서 들려오는 노래자랑 노랫소리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내 주목적인 딸기사냥을 위해 딸기 파는 장소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딸기 파는 곳보다 길거리 음식 파는 곳이 많아서 잠깐 당황했다.


결국 찾아낸 딸기 판매 부스. 구름같이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딸기는 특/상/중간으로 나눠서 팔았는데, 구분의 기준은 딸기의 무게였다. 굳이 21 g 이상 되는 거대한 딸기를 살 필요까지는 없겠다 싶어서 그보다는 작으나 15 g 보다는 큰 '상' 딸기를 사기로 하고 가격표를 보았다. 1 kg에 10,000원이었고, 2 kg에 18,000원이었다 (참고로 '특' 딸기는 2 kg에 28,000원). 세상에, 요즘처럼 과일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시기에 딸기가 kg당 10,000원 꼴이라니, 이건 사야해! 그래서 그 자리에서 딸기를 바로 샀다. 


딸기로 유명한 것은 완주군 위에 있는 논산시이지만, 사실 완주군 삼례읍 지역도 딸기 맛이 좋기로 이름이 나 있다. 그리 먼 것도 아니다만 논산보다는 다소 남쪽에 있어서 그런지 삼례 딸기 시즌은 논산보다 대략 2-3주 정도 이른데, 보통 3월 초중순에 삼례읍내 딸기 판매점은 대성황을 이룬다. 이번에는 기어이 날짜를 잘 잡아서 축제 기간에 싸게 딸기를 잘 산 듯하다. 집에 오자마자 딸기 쉐이크를 해서 먹었는데 ㅡ 물론 중간중간 꼭지를 딴 딸기를 하나씩 집어 먹으며 ㅡ 역시나 만족스러웠다.


딸기는 역시 한국 딸기지. 당분간 과일 걱정은 없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