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했던 실험실 안전환경 온라인 교육 중에 응급처치 관련된 영상에 심폐소생술(CPR, cardio pulmonary resuscitation)의 실시를 강조하는 부분이 있었다. 해당 강좌의 강사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하고 뇌사에 이르러 죽는 심정지 환자들의 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심장 질환 발생시 우리 나라는 100명 중에 10명도 살아남기 힘든 상황인데 심폐소생술을 익혀서 빠른 시간 안에 이를 실시하면 환자의 생존율이 엄청나게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다. 마침 서울대학교 계정 메일함에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 관련 메일이 전송되었고,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날로 오늘자 교육을 신청했다.


학교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건물 중 하나인 치과병원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된 심폐소생술 수업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심폐소생술의 목적은 정지한 심장의 박동을 재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오해했는데, 알고보니 뇌를 비롯한 장기의 손상을 막기 위해 강제적인 혈액 순환을 유도하여 산소 공급을 유도, 전문적인 의술이 도입되기 전에 환자가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심장이 스스로를 쥐어짜는 것처럼 우리가 밖에서 환자의 심장을 쥐어짜야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강하게 가슴을 압박해야 하는 것이었다. 이론 수업 이후에 진행된 실습 수업에서는 인형을 대상으로 가슴 압박과 인공 호흡을 반복 훈련했으며 가슴 압박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신속하지만 정확하게 주어진 순서들을 진행해야하는데 처음엔 애를 먹었다.


하지만 교육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정작 가장 안 힘들 것같은 초기 대응, 곧 환자의 의식을 살피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누가 이런 기본적인 것을 모르겠어 하고 피식 코웃음을 칠 수도 있겠지만 이 위급한 순간에 그것을 제대로 생각해내서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였다. 몇 번 반복 훈련을 한 뒤에야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하는지 그제서야 익숙해진 것이다. 마치 훈련소에서 배운 것들을 따라하는 느낌이 들었다. 일견 어려운 것들이 아닌데 막상 연결 동작을 해보라고 던져놓으면 이게 정석대로 되지 않는 낭패를 경험한 그런 느낌.


아무튼 무사히 교육을 이수하고 평가도 통과했다. 생각보다 알차고 유익한 수업을 베풀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했고, 앞으로는 어떤 심정지환자가 주변에 발생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 추천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