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치과 검진을 받았다. 진료 예약 전화를 걸었던 것이 3월이었으니 거의 2달이 넘어서야 치과 검진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예약이 꽉꽉 들어차 있었던 셈. 치위생사의 도움으로 X-ray 사진을 찍고 ― 검진 직전까지 CharFac에서 X선산란실험을 하고 있었건만... ― 전반적인 치아 상태를 점검하였는데 이 정도면 굉장히 양호하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 이윽고 자리에 들어오신 치과의사 선생님도 입안을 구석구석 살피시더니 큰 문제는 없고 추가적인 스케일링이나 사랑니 발치를 원한다면 진료 예약을 적절한 시점에 잡아두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이날 검진을 통해 확인한 사항은 다음의 두 가지:


1. 치석의 경우 윗니는 거의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게 깨끗하지만 아랫니, 특히 어금니 쪽으로 갈수록 신경을 더 써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 주에 두 번씩 치실을 이용하는데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윗니에 비해 아랫니는 덜 섬세하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음엔 좀 더 신경써서 해 줘야겠다.


2. 나는 아랫니에 사랑니가 없고 오직 윗니에만 양쪽에 사랑니가 1개씩 있는데, 둘 사이에 지대한 차이가 있다. 오른쪽 사랑니는 이미 일부가 잇몸을 뚫고 나오기 시작했는데 수직한 방향으로 자라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반면 왼쪽 사랑니는 오른쪽 것에 비해 제대로 된 모양을 아직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데 치아 뿌리와 몸통의 형태로 미루어 보건대 안타깝게도(?) 수평한 방향으로 자랄 태세를 갖춘 것이 확인되었다.


(참고로 한국에 돌아가거든 양쪽 사랑니를 모두 제거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왜냐하면 오른쪽 사랑니는 수직한 방향으로 자랄지라도 아랫니에 같이 맞물려줄 사랑니가 없어서 대신 잇몸을 짓이겨놓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며, 왼쪽 사랑니는 수평으로 자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뽑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아예 뽑을 때 한꺼번에 다 뽑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치위생사는 여기 미국 사람들은 치아 관리를 위해 전동 칫솔을 주로 사용한다고 했고, 진료가 끝날 때쯤 내 손에 전동 칫솔 할인 쿠폰을 한 장 쥐어주었다. 전동 칫솔은 고등학생 때 주로 사용하다가 언제부턴가 사용하지 않았는데... 한 번 고려해 봐야겠다. 아무튼 치아 관리를 잘 해줬다는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