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는 서울에 있는 KIST 본원에서 원장님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행사가 있었다. 이미 1일부터 완주에서 업무를 시작했지만 계약서는 오늘에야 받아보게 되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고 원장님과 두 분원장님의 격려 말씀을 듣는 것으로 모든 행사가 종료되었다.


완주군에서 이틀간 살아보니 참 다양한 생각이 드는데 일단 전체적으로는 매우 긍정적이다. 완주는 서울 근교의 다른 도시들보다도 굉장히 작고 외진 동네라서 대중교통이 그리 좋지 못하다. 여러가지 교육 및 문화 인프라의 부재로 인해 학생이며 연구원이며 완주군으로 오는 것을 다소 꺼리는 것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을만한 부분. 그러나 어차피 연구직에 있으면 그러한 것들은 간혹 누리면 되는 것이고, 다른 지역의 대학이나 연구소에 비하면 연구를 위한 인프라는 압도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연구 커리어를 시작하는 것은 결코 잘못된 선택이 이니다. 게다가 고속도로와 KTX로 인해 대한민국은 이미 1일 생활권이 된지 오래이므로 사람들이 막연히 두려워하는 것같은 그런 귀양생활(?)같은 것은 결코 아니다.


완주 근처에는 전주와 익산, 그리고 지금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군산과 같은 도시들이 있고, 도처에 다양한 문화유산 및 자연 휴양지들이 있다. 일단 공기는 참 맑은 게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보면 항상 수도권의 절반 수준. 거리를 걷다보면 메뚜기들이 후두둑 뛰어다니는 데 "이런 걸 언제 경험했더라.."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수십년 살 날이 남았는데 남은 인생을 도시에서만 사는 것으로 끝낼 수는 없지 않나. 대한민국에도 이러한 모습이 있구나,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대한민국이 우리나라의 전부는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조만간 자동차를 구매하면 이 주변을 더 잘 알아보고 다녀야겠다.


조만간 주민등록지도 이전하고 주민등록증도 새로 발급받을 계획인데, 이제 진짜 완주군민이 되는 것이다. 살면서 전라북도와는 전혀 인연이 없었는데, 어머니께서도 참 신기한 일이라고 하셨다. 세상 일, 참 모르는 것이다. 아무튼 부모님과 친구들, 나아가 우리 나라 국민들의 세금을 아깝게 하지 않는 연구자가 되어야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