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부터 시작된 장장 5일간의 설 연휴가 끝나 간다. 예상보다 조금은 이른 시각에 서초 남부터미널을 출발하는 익산행 시외버스에 탔고, 이제 곧 출발을 앞두고 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주말을 보냈고, 지난 시간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일을 보냈다. 다 헤진 운동화를 보고 놀란 어머니와 동생의 재촉에 못이겨 운동화를 새로 장만하는 뜻밖의 지출이 한 건 있었던 것을 빼면, 그리고 영화 '극한직업'을 거듭 본 것을 빼면 계획대로 움직인 여유롭고 즐거운 설 연휴였다. 연휴동안 부쩍 큰 조카의 '가댜(=가자)!' 소리에 놀랐고, 매일같이 먹고 마신 음식의 양에 놀랐으며, 메일 확인을 단 한번도 안 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연휴마다 반복되는 '나 너무 논 거 아닌가?'하는 죄의식과 행복의 기묘한 일체.


내일과 모레는 연구원에서 그간 진행한 합성 실험을 최종 정리하고, 밀린 일을 마친 뒤, 토요일에 있을 저녁기도 및 다음날 교회행사를 진두지휘해야하는 막중한 책무를 안은 채 안양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부디 이 기간 동안 술은 좀 안 마시고 운동 좀 했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정작 몸은 딴짓을 하고 있는데다가 시간은 흘러만 가니 조금 초조한 감은 있지만, 너무 걱정 말고 또 밝아오는 아침을 평온하게 기대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