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나는 바로 아래 옆집인 인호 집으로 갔다. 인호가 누구냐고? 인호는 바로 우리 집 앞에 있는 안양고 학생이다. 그리고 그냥 학생이 아니다. 전교 부회장이었다... 

처음 가니까 아무도 없었다. 밖에서 기다리다가 벨을 누르고 들어갔는데, 역시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뒤이어 바로 다들 왔다. 그들도 모두 안양고 학생들이다. 창준이, 승훈이, 그리고 나중에 동곤이까지. 창준이는 전교 회장이었다... 

그리니까 3월 14일이다. 3학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였다. 갑자기 양명고의 현태(그의 사진은 내 홈피 사진첩의 Janghakquiz.com 에 있다.)가 내게 전화를 했다. 잠시 보러 인호집에 올 수 있냐고~ 

그래서 인호집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내가 202호인데, 인호네는 103호랜다... 와우ㅡ. 이럴수가! 

인호는 사실 구면이었다. 동욱이랑 잠깐 과학대회에서 본 적이 있었다. 또한 그와 동욱이는 팀을 이뤄 장학퀴즈에도 출연하여 주우승을 차지한 경력도 있다. 그러니 모를리가 없지~ (그런데 그가 문과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충격 그 자체였다.) 

3월 14일 ㅡ 생각해보니 화이트데이 ㅡ , 그렇게 해서 인호 집에 갔을 때 아세모 회원들을 모두 우연하게 보게 된 것이다. 현태는 전격적으로 나에게 참여할 의사가 있냐고 물어봤고,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도대체 무슨 모임이지? 어떤 사람들이 있는 건지... 

나도 그 다음주 주일인 3월 21일부터 고등학생들이 자치적으로 모여 토론을 벌이는 클럽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말로만 들어오던 그런 모임에 나도 참여하게 되었다. 

양명고의 현태만 제외하면 모두들 안양고 학생들이었다. 그나마 그들 여섯 모두는 문과 학생이었다. 오로지 나만 신성고, 나만 이과 학생이었다. 오우ㅡ. 

흠... 3월 21일은 친일문학에 관한 내용이었고 그 이후로 성선설-성악설, 복권, 생명 복제, 미디어와 민주주의, 선거연령제한, 사형제도 폐지 등등 갖가지 주제를 다루었다. 

처음엔 이런 모임을 한다는 것이 좀 어색하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차차 익숙해지면서 나도 점점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고, 처음 초창기 멤버들처럼 나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학교가 달라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든지 아니면 입시에 관한 분위기 등은 사뭇 달랐지만 그래도 다른 학교 친구들과 만나서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꽤나 유쾌한 일이었다. 

가장 고마운 것은, 아세모 멤버들이 다 좋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성격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그리고 말은 어찌나 잘하는지~ 처음에 모임 들어와서 탐색(?)을 하는데 걱정부터 되더란다. 나는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창준이는 정말 생각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대단한 것 같다. 그가 말할 때마다 받아치는 나는 턱턱 넘어질 것만 같다. 그리고 여학생에게 상당한 인기가 있단다. (전교 회장은 원래 다들 이런가?! ㅋ) 

인호는 채식주의자. 그 덕분에 모일 때마다 피자를 즐겼다... 인호는 토론에 정말 진지하게 임한다. 이 모임을 제안한 사람인만큼 애착도 강할 것이다. 그에 못지않은 실력도 보여주는 수재이기도 하다. 

승훈이는 참 어쩌다 어쩌다보니 더 알게 되었다. 특별한 고리(!)가 있었던 것이다. 아세모 절정의 보드게임이었던 Diplomacy 때 서로 잘 모르던 우리는 그냥 이탈리아-오스트리아헝가리 동맹을 통해 좀 더 알게 되었다. 모든 일에 열심인 것같다. 그리고 좀 귀여운(?) 구석이 있는 듯도 한 것 같은데~~ 

동곤이는 모임에 와서 나를 가끔 놀라게 하는 인물 중 하나이다. 톡톡 튀는 발언과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생각은 당황스럽게 하기도 하고 그런 생각도 있는거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처음 봤을 때부터 늘 상냥하게 대해줘서 너무 고맙다... 

그리고 현식이! 학원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모임을 그만두게 되었지만 나중에 또 만나게 되겠지. 현식이는 뭐든 알고 있는 것 같다. 토론에서도 아주 찔러댄다... ㅋ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Diplomacy와 Lummikub, Hally Gally 보드게임을 소유하고 있다는 그만의 장점! ㅋ 

현태야 뭐 그간 지내면서 잘 알았으니 뭐. 뭐니뭐니해도 이 모임을 소개해주고 중간에 학교 사정 때문에 모임을 그만둘 때까지 같이 호흡해준 현태가 제일 고맙다~! 

오늘은 우리의 모임 결과를 총 결산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했다. 그리고 각자 개인의 소감을 말했고, 우리는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먹기도 많이 먹었고, 얘기도 즐겁게 많이 했다. 

우리는 11월 수능이 끝나고 보기로 했다. 각자 수능 파이팅!! 을 외치며 헤어진 거지 뭐~ 

수능 끝나고도 계속 만나면서 이야기 나누고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이 귀한 학생들을 나로 하여금 알게 하셔서 너무나도 감사하다. 내가 지금까지 봐 온 주변 친구들 중에서 이런 친구들이 없었다. 그저 감탄하고 진심으로 ㅡ 다른 학교지만 ㅡ 잘 되기를 빈다. 

웃는 모습으로 만나려면 수능을 잘 봐야한다. 수능 잘 봐야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하핫. 

내게 스무가지 정도의 주제를 던져주어 공부하게끔 한 아세모 토론. 직접 내가 정리한 것을 말하며 논쟁을 벌이는 것이 이런 거라는 것을 알려준 아세모 토론. 비록 오늘 잠시 중단되었지만 다시 만나서 활발함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현태, 현식이, 그리고 창준이, 인호, 승훈이, 동곤이한테 너무나도 고맙다. 잊지 못할 기억이자 경험이 될거야... 

아참. 아세모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모임'의 약자였다. 내가 참여하기 전에 이미 지어진 이름이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