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사 중에 소실된 모차르트 및 베토벤 소나타 악보집을 새로 구매했는데 하루에 두어 곡 쳐 보는게 재미가 쏠쏠하다. 이렇듯 내가 진짜 즐길 줄 아는 취미는 좀 엉성하고 틀리고 문제가 있다 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근래 골프는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었다. 2년간 돈을 그렇게 쏟아부었는데도, 주에 2-3회 가서 연습을 하는데도 늘기는 커녕 퇴보하고 있다. 게다가 인터넷에 얼마나 많은 골프 정보가 있는가? 그런데도 난 그것을 찾아서 보려고 하지도 않고 있다. 즉, 내가 스스로 원해서 이 취미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생각해보면 골프 연습장에 등록하게 된 첫 이유는 아버지를 위해서였다. 그분의 소원이기도 하지만, 부자(父子)가 함께 라운딩을 도는 것은 꽤나 멋진 일 아닌가. 그런데 골프연습장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끼며 욕을 하는 나를 보고 흠칫 놀랐다. 이건 나를 갉아먹는 행동이다.


오늘 골프연습장 마치고 나올 때 사물함에 있던 골프백과 운동화를 모두 가지고 나왔다. 당분간은 골프연습장에 갈 일은 없을 것이다 ㅡ 비록 1달여간의 등록비가 아직 남아있지만 버리는 셈 칠 것이다. 아, 스트레스, 아, 스트레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