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 되기 직전 핸드폰 알람이 울리길래 확인해보니 세르반테스 학회에서 온 메일이 받은 메일함에 전송되어 있었다. 지난 5월에 친 스페인어 시험인 DELE의 시험 결과가 공지된 것이다.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 잡고 내 생년월일과 등록 번호를 페이지에 입력하니 자동으로 pdf 파일이 다운로드되었다. 파일을 불러들여 확인해 본 결과..! 다행스럽게도 통과(apto)임을 알 수 있었다.


개별 시험들의 점수를 살펴보니, 작문과 회화 점수가 월등하게 좋았다. 작문은 아예 만점(25점)이었다. 그런데 답지에다가 마킹을 해야 하는 독해와 청해의 경우 혹시 내가 답지에 잘못 마킹을 했거나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나 싶을 정도로 시험 점수가 평소와는 전혀 다른, 처참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 DELE A2 레벨의 경우 '독해+작문'과 '청해+회화'가 각각 30점을 넘겨야 하는데 독해와 청해 점수가 이상할 정도로 낮게 나왔기에 ― 심지어 독해는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 각 그룹별로 30점 턱걸이를 하면서 통과(apto)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만약에 이번에 미국으로 포닥을 가지 않게 되었다면 한국에 남아 있으면서 다음 단계인 DELE B1을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으로 귀국할 때가지 그 계획은 잠시 미뤄두어야 할 것 같다. DELE B1부터는 난이도가 급격히 어려워지니 꽤 긴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이로써 서울대 포닥 기간동안 야심차게 준비했던 스페인어 프로젝트가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무척 기쁘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