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 석사과정으로 2년 전에 입학한 A가 기어이 나를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20개월동안 그를 지켜본 결과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이것이었다: "이 아이는 소름 돋을 정도로 구제불능이다."


오직 A를 잘 알만한 몇몇에게만 이러한 결론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해본 이유는, 그 아이의 불성실함과 심대하게 결여된 과학적 사고력, 그리고 현저하게 뒤처지는 사회성이 혹 내가 지도를 제대로 못한 탓이 아닌지, 그래서 A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행위가 누워서 침뱉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닐까 무척 우려스러웠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내 결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나는 석사 졸업했던 내 동기 여학생의 노고와 도전을 가까이에서 잘 지켜보았다. 그 이후에 들어온 석사 졸업생들은 내 동기처럼 논문이 될만한 실험 결과들을 생산하지는 못했으나, 적어도 한 과제에서 요구하는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고 또 반복적으로 기술을 연마했던 것을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A는 결코 학위를 받아서는 안 된다. 그는 연구에 그 어떠한 기여도 하지 못했다. 그것은 진정 수치 그 자체이다.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ㅡ 내가 멍청한 사람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멍청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싫은 것이다. 게다가 노력조차 하지 않는 이는 혐오한다. 내가 박사과정 6년 반, 포닥 1년을 더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적어도 나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과의 만남 중에서 A와의 악연은 단연 최악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