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이 미혼(未婚)이든 기혼(旣婚)이든 비혼(非婚)이든 이혼(離婚) 전력이 있든 그게 대관절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 사람이 원한다면 구할 것이고, 원한다면 찢어질 것이며, 원한다면 다시 이어질 것인데 도대체 남의 혼인(婚姻)을 성사시켜야 하는 것이 당신의 의무가 되고 또 기쁨이 되어주어야만 하는 것인가?


하느님께서 한처음에 인간을 만들고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말씀하셨을 때에는 전 세계 인구가 2명이었을 때의 이야기이다. 지구상에 서식하며 지구의 환경을 망가뜨리고 온갖 악행을 자행하는 인류의 숫자가 73억이 넘은 2016년 현재 시점에서 동일하게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메시지를 운운하는 것은 근본주의적인 신앙이라고 미화시키기조차 아까울 정도로 이치에 어긋나는 주장 아닌가.


내가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를 호시탐탐 기다렸다는듯이 선을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넘어선 강권(强勸)이 반복되는 요즘, 그저 귀찮은 상황들을 자꾸 맞닥뜨려야 한다는 사실에 은근히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당위성도 가지가지다. 심지어 해외 포닥을 나가기 전에 후딱 결혼하고 나가야 안정되게 포닥 생활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도 있었다. 정말 혼인의 의미같은 건 다 갖다 버린 정당성 0 %의 역겨운 이유이다. (그럴 거면 아내가 아닌 집사나 식모 구인광고를 냈을 것이다.)


뭐 어쩌겠나. 이미 자기들끼리는 온갖 그림을 다 그려놓고 있는데, 차려 입고 나가서 식사 한 번 해 주는 것밖엔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저 시간이 지나 우리 사회가 상대방의 삶에는 좀 더 무관심한 채 간섭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수밖에. 우리 나라는 너무 지나치다. 쓸데없이 유별나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