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출판을 위해 많은 노력을 들여왔던 '동서 교회 분열의 역사'가 빛을 보게 되었다. 실제 출판은 지난 9월에 이뤄졌지만 보완해야 할 사항들 ― 특히 답이 없는 표지 디자인과 잘 읽혀지지 않는 문장들 ― 을 손보는데 2달여가 걸렸다.


우선 표지. 안나가 아주 근사한 표지 디자인 파일을 보내주었고 교보문고측과 왔다갔다하면서 최종안을 완성할 수 있었다. 표지 디자인에 은근히 욕심이 있었는지 안나는 스스로 수정안을 여러번 보내주었고, 깔끔하게 잘 빠진 결과물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 하지만 2차 개정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얘도 보통 욕심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주변 사람들도 표지가 너무 깔끔하고 예쁘게 잘 나왔다며 칭찬했다. (내가 처음에 활용했던 그 학원 인쇄물같던 허접한 디자인은 이렇게 안갯속으로 사라지리라...)


그리고 글. 오랫동안 써내려온 글이지만 제3자의 입장으로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고쳐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오탈자는 기본이요, 중고등학생 때 귀가 젖도록 들었던 문장의 호응은 물론이거니와 어구의 배치 및 순서 문제가 번번이 등장했다. 특히 번역투의 글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아서 이를 한국어스럽게 고치는 데 크게 애를 먹었다. 내가 늘 쓰는 국문(國文)으로 멋진 한국어 문장과 문단, 더 나아가 완결된 글을 짓는다는 게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영작문(英作文)에만 열을 올리고 정작 국어 작문을 소홀히 했던 과거가 이토록 후회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신학자의 권위와 사상이 담겨 있지 않은, 그야말로 여러 정보를 '철'해놓은 것에 지나지 않은 짜깁기 졸고(拙稿)가 우여곡절 끝에 책으로 나왔다. 앞으로도 겸허한 마음으로, 더 배운다는 자세로 신학적인 주제들을 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이 책을 몇 부 더 뽑아서 가족과 친척들, 그리고 이 책의 출간을 늘 관심에 두었던 분들에게 선물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