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오늘 7시 넘어 일어난지라 차를 몰고 학교에 가야 전문연구요원 출석 싸인을 9시 전에 안전하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졸음이 무척 쏟아졌지만 밥을 든든히 먹고 바로 차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처음엔 괜찮았다. 그러나 학교에 거의 다 이른 관악산 공원 근처에서 나도 모르게 깜빡 졸아버리고 만 것이다!


앗, 졸면 안 되지 하고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우리 집 차가 앞 차를 쿵 박고 말았다.


엄청난 충격과 공포감에 잠은 싹 달아나고 어찌해야 할 지 몰라 황망하기만 했다. 기어를 P로 잡고 문을 열어야 하는데 창문을 열고 있었고 스카프를 목에 두른다는 게 팔에 칭칭 감고만 있었다. 너무 당황했던 것이다. 앞 차의 운전자 아저씨가 나오시더니 본인의 차 뒤와 우리 집 차 앞을 확인하셨다.


뭐라고 말씀드려야 하나. 아저씨는 '아 거기서 왜 감속을 안하고 그대로 쾅 들어왔나 그래' 항의를 하셨고, 연신 나는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일단 아저씨는 급하신 지 차량등록증의 내용을 간략히 적어가시고 우리는 전화번호를 서로 교환했다. 왠지 바깥 차선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 학교에 자녀를 태워다 주려고 오셨던 것 같은데 너무 죄송했다. 다행히 외관상 큰 손괴는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그쪽의 입장은 다를 수도 있으니 참 어떻게 이 일이 풀려나갈 지 답답하기만 했다. 짧은 순간에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보험료가 오르려나? 다음엔 피곤하면 차라리 택시를 타야겠다. 이게 어느 정도 물어줘야 하는거지? SM 7은 비싼 차종 아닌가? 등등.


일단 실험실에 들어오고 나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드렸다.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고, 이상이 있으면 꼭 연락 주시라고. 다행히도 돌아온 문자 메시지는 다음과 같았다: 


"확인해보니 범버가 찍히고.기스가  있지만 교체하기엔 무리라 생각되네요. 담부터는 졸면서 운전하지 말아요.고속도로면 대형사고입니다.무슨과 몇학년이요. 나도 밤새 공부한 아들이 안쓰러워 데려다 주는길이었소.."


바로 통화를 해서 죄송하다고 다시 말씀드리고, 앞으로는 주의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다시는 졸음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겠다. 정말 큰 교훈을 가슴에 새긴 아침이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