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크리스마스에도, 연말에도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 동서교회의 분열 9번째 시리즈 쓰는 것만 골몰하다가 글쎄 중요한 글들을 남기지 않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좀 씁쓸하다.


아무튼 새해의 아침은 밝았고, 이미 해는 저물어 새벽이 되었다. 벌써 2013년 1월 2일. 별로 감흥은 나지 않는다. 태음태양력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1월 1일은 천체의 움직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의미 없는 날이라며 그 의미를 격하시키곤 하지만, 그래도 전세계 그레고리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날은 실로 의미가 깊은 '한 해의 첫날'이다. 송구영신 예배로 시작한 하루. 새해는 그렇게 늦잠으로 시작했다.


사실 오늘 슬픈 소식이 있었다. 함께 모이는 다섯 명의 친구들 중 한 명인 성림이가 내일이면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한동안 (그것도 약 4-5년간) 못 보게 된다는 사실이고, 다른 하나는 또다른 친구인 휘상이가 너무 아파서 핸드폰으로 연락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갑자기 일들이 이렇게 겹쳐져서 왔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보내야 할 친구는 기분 좋게 보내줘야 하겠기에, 그간 일본과 독일에서 산 선물들을 건네주고 조개구이 집에서 배가 터지도록 구워먹으며 신나게 이야기를 했다. 우리 다섯명은 정말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각양각색 스타일이 다른 친구들이다. 어떤 면에서는 비슷한 점들이 둘씩 있는 것같지만 까놓고 보면 너무나도 다르다. 어쩌면 같으면서도 다르기에 지금까지 이렇게 잘 모여서 즐거운 시간들을 만들어나간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제 한 명이 모임에서 줄어든다는 것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자신의 꿈과 앞으로의 일을 위해 떠나는 만큼, 그리고 이것을 위해 열심히 그간 준비해왔던 것을 아는지라 기쁘게 보내주었다.


이제 2013년은 시작되었고 나를 위한 긴 여정을 묵묵히 다 걸어가면 될 것 같다. 언젠가 말했듯이 나란 사람은 크게 발전할, 그리고 개선될 여지가 무궁무진하게 많은 미스터리이다. 일도 많고 탈도 많고 기쁨도 많았던 2012년을 거울삼아서, 2013년 또한 나의 한 해로 만들 것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