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제는 방청소를 하느라 햇빛 밝게 비치는 오전 내내 오래 묵은 먼지만 벌컥벌컥 마셨다. 그래도 그 대가로 뿌듯한 기분, 뭔가 해낸 성취감이 있었기에 어제의 일은 의미가 있었다. 

고 3 때 샀던 문제집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족히 백만원은 바라볼 수 있겠는걸? 막 이러면서 문제집을 정리했다. 단 하루의 시험을 위해 이렇게 많은 연습을 해야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방정리를 할 때땐 늘 그렇듯이 정리할 물건이 손을 스칠 때면 그것과 관련된 과거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어제 정리한 물건들은 죄다 종이들, 문제집들, 참고서들이었던지라 모두 과거의 공부만을 떠올릴 뿐이었다. 

에잇.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역시 뿌듯하기만 하다. 이제 책상에 있던 수능 문제집은 모두 처리되고 그간 멀리 떨어져있던 화학서적들과 영어책들이 책상 위로 올라왔다. 고등학교 때 사 놓았던 화학책들... 꽤나 의미있는 책들이다. 암. 그럼. 


그런가하면 오늘은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주일 예배를 드린데다가 중고등부 총회가 있어서 늦게까지 선거를 하기도 했다. 참 정신없는 회의였다. 2005년 신 임원들이 아무쪼록 잘 이끌어나가길 기도한다. 아멘!! 

아참. 그리고 오늘 청년부에서 전도축제가 있어서 참석했다. 고 3들을 위한 작은 축복의 시간도 있었다. 물론 중간에 이모 가족과 외삼촌 가족이 우리집에 오시는 바람에 축제 중간에 집으로 제발 빨리 오라는 우리 아버지의 엄청나게도 간곡한 전화와 문자가 있었지만 나는 차마 축제의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오늘 서점에서 책도 봐 두었다. 포스트-수능 시즌동안 공부할 물리랑 스페인어, 그리고 이참에 중국어도 대충 봐야할까보다. 

아참. 학교숙제나 수능공부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으니까 그간 귀찮게 여겨졌던 영어 메일링 서비스와 English Discovery가 갑자기 친숙하게 다가온다. 요즘 전혀 다른 공부에 빠져 살 것 같은 기분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