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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로 배송된 조립PC를 구매해서 포장을 뜯어 뒤를 살펴보던 나는 희한한 마크를 발견했다. D와 P가 무슨 KC인증마크 마냥 오묘하게 결합된 로고가 그려져 있고 처음 보는 단자가 줄지어 있었다. 아니, 내 모니터는 모두 HDMI로 연결하는 것인데 이 단자는 대체 무엇인가? 검색해보니 DisplayPort라고 한다. 아, 그래서 D와 P가 있었구나. 그런데 이게 언제 등장한 표준인데 HDMI가 이제는 오히려 밀려나는 것처럼 보이는 건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2010년대 후반부터 고성능 그래픽 게이밍 모니터를 연결하는데 많이 활용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출시되는 그래픽 카드에는 저렇게 DP 단자가 여럿 달려 있는 것이었다. 아, 이제는 DP에서 HDMI로 전환하는 연결선을 또 사야겠구나. 한때 USB와 5 pin이니 C타입이니 서로 연결하느라 어댑터도 사고 상호 전환되는 연결선도 여럿 구비해야했는데, 이제는 컴퓨터와 디스플레이마저... 모니터에는 DP 단자가 달려있지 않은데, 몇 년 뒤에는 이제 DP 단자도 달려서 나오겠네. 그러면 10년 뒤에는 양단이 모두 DP로 구성된 연결선만 쓰겠군.
내가 가지고 있는, 그러나 더 이상 쓰고 있지 않은 코드만 해도 지금 서랍 하나를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우리나라 전체로 따지면 지금 집안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는 '가교된 폴리에틸렌으로 감싸인 구리선'은 도대체 얼마나 있는 것일까? 한편으로는 자원 낭비이자 환경 오염이라는 생각도 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 발전 속도가 정말 빠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새로운 표준, 그러나 더 나은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도처에서 제안된다. 쫓아가기에도 바쁘다. 소비는 멈출 수 없다. 현대인의 숙명 아닐까.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