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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보호 필름을 붙이고 같이 배송된 마그네틱 북 커버를 달아 놓으니 외관은 이전 단말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ㅡ 특히 오른편에 물리 키가 두 개 달려있는 것이 무척 친근했다. 컬러가 지원된다는 것이 무척 신기했지만, 내가 주로 읽는 책들은 검은 활자만이 가득한 책들이었기에 나는 '오, 신기하네.'라는 짤막한 감상만 남기고 바로 흑백 모드로 변경했다. Wi-Fi에 접속해서 내 알라딘 계정에 로그인하고 그동안 샀던 전자책을 모두 내려받는데, 확실히 예전 단말기보다 성능이 좋아서 그런지 2백권이 넘는 책을 생각보다 빠르게 내려받았다. 동기화 덕분에 모든 책들은 내가 지정한 분류 ㅡ 한국소설, 외국소설, 비소설 ㅡ 로 잘 분류되어 책장에 '꽂혀' 있었다.
최근에 라디오를 들으며 귀가하던 도중 KAIST의 김대식 교수의 인터뷰를 듣다가 호기심이 생겨서 『AGI, 천사인가 악마인가』라는 책을 전자책으로 구입했다.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인공지능의 간추린 발전사와 향후 AGI (범용인공지능) 발전이 초래할 미래에 대한 상상 (혹은 경고)가 나처럼 인공지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투로 쓰여져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오늘 저녁에 그만 다 읽어버렸다. 오랜만에 저녁에 차 한잔 끓여놓고 한 잔씩 호로록 마시며 책을 읽는 여유를 만끽했다.
그동안 단말기를 통해 읽던 책은 대부분 고전의 영역에 속하는 책들이었다.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의 『신곡(神曲)』과 장 칼뱅(Jean Calvin)의 『기독교 강요(綱要)』는 읽다가 지쳐서 멈춘 지 오래고, 요즘 그나마 꾸준히 계속 읽고 있던 책은 『수호전(水滸傳)』인데, 대체로 이런 옛(?) 소설은 길이도 길 뿐더러 진도가 너무 안 나간다. 그런데 오늘 인공지능에 대한 신간을 빠르게 완독하고 나니, 어차피 다양한 책을 두루 읽을 것을 작정했다면 굳이 긴 호흡이 필요한 소설 읽는 것에만 너무 몰두하지 말고 시간이 날 때에는 현대를 함께 살며 호흡하는 작가들의 전문 서적을 읽어나가는 게 지식을 넓히고 다독(多讀)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읽던 책들은 마저 다 읽고 거듭 살펴보는 게 더 좋긴 하겠지만...)
요즘 글 읽는 재미가 무척 늘었다. 그 시작은 다름 아닌 페이스북이었다. 최근 몇 년간 페이스북 피드는 광고 포스트만 가득한 공동묘지 같았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열일 덕분인지(?) 최근 양질의 글과 칼럼, 각종 논쟁들이 피드 추천에 뜨게 되었고, 하나같이 읽어볼 만한 포스트였던지라 이제서야 페이스북에서 나혼자 '고요속의 외침'을 하고 있다는 음울한 생각을 떨쳐낼 수 있었다. 이렇게나 사유가 깊은 사람들, 필력이 좋은 사람들, 미처 짚지 못한 맥락을 발견하는 사람들,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일면식도 없고 서로 마주 앉아 대화할 일도 없지만, 온라인 상 글을 통해 그들의 생각과 삶을 읽어내는 작업은 언제나 흥미롭다. 온라인의 글을 읽는 재미도 이러한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낸 오프라인의 책은 어떻겠는가? 오늘 읽어낸 책을 떠올리며 앞으로 좀 자주 다양한 책들로 내 온라인 및 오프라인 책장을 채워나가고 또 읽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나 주 4.5일이 실현된다면 남겨지는 반일은 오롯이 활자를 소비하고 생산하는 일로 채웠으면 싶다. 과학 논문, 계획서, 보고서, 제안서 제외하고.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