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차 전지(secondary cell) 응용을 강조하는 논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탄소 소재 연구 논문에는 리튬(Li) 혹은 소듐(Na) 배터리와 관련된 내용이 항상 제조 및 분석 파트 뒤를 잇는다. 최근 게재된 우리 연구실 논문에도 같은 연구동의 이영준 박사와 협업하여 연료 전지(fuel cell) 응용 부분이 삽입되어 있는데, 이 덕분에 어느 정도 응용성 내지는 활용성을 인정받은 것이리라.


그런데 이런 식으로 활용 가능성 검증 과정을 '통과'하기 위해 자꾸 응용 파트를 '끌어다' 쓰다 보면, 정작 그 분야의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수박 겉핡기 식으로 넘어가기 마련이다. 오늘도 우리 연구실 연구원들과 격주마다 가지는 미팅 시간에 소듐 이온 배터리가 나왔는데, 관련 연구 논문마다 항상 등장하는 (식상한) 여러 도식과 플롯(plot)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긴 했지만, 그것을 명확하게 어떠한 의미로서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늘 두루뭉술했다. 뭐 좋은 성능이 좋은 것은 맞다만, 어떤 것이 정말 좋은 지 이해하려면 원리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이, 잘 쓰여진 교과서와 같은 책이나 총설(review)을 읽고 이에 대한 세미나 스타일의 스터디를 우리 그룹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우리 연구실 연구원들이 탄소 소재에 대한 이해와 경험은 충분해도, 정작 이것을 전지 재료로 쓴다고 하면 어떤 것을 어떻게 측정하고 또 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알아야 할텐데 그러지 못해 난감할 때가 종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번 정확하게 배워놓으면 두고두고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야 전기화학(electrochemistry)과 전자기학(electromagnetism)은 이미 오래 전에 배웠고, 대학원 때에도 전기화학 연구그룹과 협업하여 논문을 출판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탄소 소재의 물성을 전지의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을 여전히 '남의 일'처럼 여기다보니 탄소 소재 연구자로서 온전히 내 언어와 사고 방식으로 그 원리를 체득하지 는못하고 있던 차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학생들을 위해서 이런 스터디를 열겠다는 것은 좀 과장이고, 실은 내가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일는지도 모르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