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춘계 복합재료학회 초청 강연을 위해 지난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제주에 있었다. 목요일 아침에 다시 비행기를 타고 청주공항으로 날아가 그날 4시경에 있었던 과제 발표 때문에 세종의 국책연구단지에 갔고, 대전에서 아는 이와 저녁을 먹은 뒤 익산에 돌아온 것이 밤 9시경.


사실 제주도에 도착한 직후에는 별다른 문제는 없었던 것처럼 느껴졌지만, 수요일과 목요일을 거치면서 목이 거의 쉰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 되었다. 목요일에는 가끔 기침을 하면서 목에 찐득한 가래를 뱉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신 열이나 두통, 오한같은 것은 없었고, 코를 풀기 위해 휴지를 엄청 쓰거나 해야할 일도 없었다. 우리 어머니는 너도 이제 나이가 들었다면서 피로를 제때 풀지 못하면 당신이 늘 그렇게 겪듯 편도가 붓고 목이 쉬며 몸저 눕게 되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뭔가 평상시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그래서 지난 번에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통장이 무료로 나눠준 자가검사키트가 있기에 한 번 해 봤다.


두 줄.


의심스러워서 키트 하나를 다시 뜯고 진행해 봤다. 또 두 줄.


그리고 익산에 있는 이비인후과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했다. 두 줄. 김성수님은 양성입니다.


지난 2020년 11월에 감염되었으니 이번에 재감염인 거라고 얘기하자 이비인후과 의사 눈이 동그래진다. 아, 확진받은 적이 있어요? 확진은 물론 얀센이랑 화이자 백신도 맞았지요. 의사의 설명에 따르면 어쨌든 백신의 효과는 3개월이 지나면 사라지게 되어 있고, 따라서 재감염의 가능성은 높다고 얘기한다. 우리나라는 예산상의 문제로 항체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데, 외국의 사례를 따라 유추해보자면 비슷할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결국 이사일자로 정해진 5월 27일 자정까지의 격리를 명받은 나는 접수처에서 결제를 한 뒤 1층에 있는 약국에 내려가 처방전을 건네주었다. 2년 전만 해도 결제용 카드와 처방전을 주고받는 손 위에는 나이트릴(nitrile) 장갑이 끼워져 있었는데 이제 사람들이 손 소독제를 바르지도 않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마침 점심 시간이라서 행정팀 직원은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만 남겨두고 일단 성림이의 전화를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백신이 다 무슨 소용이며, 재감염이 이렇게 되는데 항체가 무슨 소용이랴 등등의 말을 남기며.


증상은 사실상 오늘부터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아침까지만해도 그런 기미가 없었는데 오후가 들어 가래가 이따금씩 나오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열감이 전혀 없는 걸 보면 아직 시작인 건지. 이사 전까지 집 정리하면서 좀 쉬어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