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뭔가 이상한 점이 둘 있는데,


- 콧물 등의 감기와 비슷한 증상

- 낮은 치명률(致命率)


감기와 같은 증상을 내는 바이러스일수록 인간 사회에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숙주로 삼는 이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에게는 콧물 등의 증상에 대한 경각심이 부재(不在)하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으로 죽을 리 없으며, 잠시 앓다가 상태가 호전된다는 것을 수천년의 역사를 통해 인류는 이미 경험했지 않은가? 이에 반해 수많은 형제 변이 바이러스들은 조금 독특한 증상 ㅡ 이를테면 후각이나 미각의 상실이라든지, 예외적인 발열이라든지 ㅡ 을 나타내는 바람에 조기에 '발견'될 수 있었다. 호모 사피엔스의 방역 체계에 따르면 그 바이러스의 숙주는 인간 사회로부터 일정 기간 격리되어야 했는데, 이로 인해 바이러스는 다른 인간에게 퍼져나갈 기회를 상실했고, 그 사이 인간 면역체계는 다양한 치료 및 돌봄의 도움을 받아 끝내 바이러스를 몸에서 분쇄시키곤 했다. 이런 이유로 델타 변이가 콧물과 같은 감기 증상을 낸다는 것은 조기에 숙청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과 동치(同値)이므로 변이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높아진 전염력은 항상 낮아진 치명률과 관련이 깊다. 숙주를 쉽게 죽이는 강한 바이러스는 정작 널리 유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곤 하는 에볼라(Ebola)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인 범유행전염병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이 바이러스에 걸린 숙주는 심각한 감염활동 불능상태에 빠지게 되어 다른 이에게 전파될 기회가 굉장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한 까닭은 장례식 때 시체에 손을 갖다대는 풍습때문이었다고 하니...)


현재 연일 확진자 수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대한민국의 상황은 전염력 높은 델타 변이의 우점화(優占化)와 연관이 깊다. 그리고 그에 발맞춰 바이러스감염증의 치명률 역시 0.3% 정도로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메르스(MERS)에 비하면 훨씬 덜 치명적이고 독감(毒感)보다는 조금 심한 정도이다. 인류 역사상 언제까지나 높은 전염성과 치명률을 오랜 기간 유지한 바이러스는 세상에 없었고, 신종플루처럼 그 악랄했던 바이러스들도 차차 온순(?)해졌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을 증식 과정 가운데 일어한 변이들은 점차 선배 바이러스들의 역사(歷史)를 따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전염력은 높아져 사람들 사이에서 만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그 덕분에 죽을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진다는 것이다.


영국과 싱가포르는 더 이상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를 집계 및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사회적인 통제 및 격리를 진행하지 않는 대신 개인 위생과 방역을 권고하는 수준의 '코로나와 함께 사는(with COVID-19)' 사회를 경영하는 것을 보건 방침으로 택했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던 시절인 2020년 스웨덴의 집단 면역 실험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지만, 다양한 백신이 고연령층의 중증 이행도 및 사망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것을 알게 된 2021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독감 취급하는 이 지침이 고려해 볼만한, 아니 끝내 마땅히 이행되어야 할 전략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물론 이는 백신 접종률을 높인다는 전제 및 위험한 우려 변이가 또 등장하는 바람에 게임판이 완전히 바뀌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가능한 얘기겠지만 말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