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한달 동안 월, 수 밤 9시 반부터 11시까지는 러시아어 / 화, 목 밤 7시부터 9시 반까지는 스페인어 수업을 Zoom 으로 들었다. 진짜 2월동안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식사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마지막 처리 사항들을 체크한 뒤 집으로 돌아가 수업을 준비했다. 예전에 서울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할때 퇴근후에는 홍대에 있는, 지금은 없어진 '레알스페인어학원'에서 DELE 수업을 듣곤 했는데, 지금은 서울 지역이 아닌 익산에 사는 나로서는 그런 학원에 수업을 들으러 서울-경기 지역까지 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사실. 역설적으로 코로나19 시대가 이걸 가능하게 해 주었으니 바로 온라인 강의.


[러시아어 수업]


- 러시아어는 일대일 온라인 강의였다.

- '숨고'라는 앱을 통해 러시아어 강사를 구하게 되었다.

- 강사는 한국인이며 러시아어권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러시아어에 대한 내용을 잘 알고 있고,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 이런 문장이나 표현은 '설명하기 애매해도 어쨌든 이상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감을 가지고 있었다.

- 주 2일 1.5시간씩

- 시간당 3만원

- 지난 수업과 이번 수업 사이에 진행한 공부에 대한 질문 및 답변 30분 + 자유 주제 러시아어 대화 30분 + 교재(러시아로 가는길 3) 관련 읽기 및 대화 30분


[스페인어 수업]


- 스페인어는 다대일 온라인 강의였다.

- 서울 주재 세르반테스 문화원 시설(Aula Cervantes de Seúl)에서 진행하는 강의에 등록했다.

- 강사는 멕시코 태생의 원어민으로 한국에서 오래 살았으나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은 결코 아니었다.

- 주 2일 2.5시간씩

- 시간당 약 5천원

- 교재(Aula Internacional 3) 관련 해설 및 대화 2시간 반


일단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일대일로 하는 집중적인 온라인 과외가 더 좋았다. 가격이 그만큼 비쌌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몰입감이 높은 수업시간이었다. 러시아어 선생님은 의외로 러시아어를 가지고 대화조차 한 적이 없는 나를 궁지로 몰아넣으며 러시아어로만 1시간 가까이 떠들게 강요(?)했는데, 생각보다 이런 방식이 러시아어로 어찌되었든 말하게 하는데 ㅡ 시쳇말로 '씨부리게 하는데' ㅡ 큰 도움을 주었다. 다대일 수업의 경우 내가 말하는 기회를 가지려면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말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다른 수강생들에게도 동등하게 기회를 줘야하는만큼, 2시간 반 동안의 수업 시간 중에 내가 스페인어로 말하는 시간은 극히 적었다.


물론 다대일 수업의 장점은 소그룹으로 묶어 실력이 미천한(?) 수강생들끼리 서로 대화를 하면서 동병상련의 처지를 느끼며 말을 주고받으며 실력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온라인이다보니 현장감도 없고 소그룹이라는 느낌도 별로 들지 않고, 게다가 주변에서 잘하는 수강생들이 쏼라쏼라하며 말을 이어나갈 때 느껴지는 일종의 부담감 내지는 도전의식 이런 게 느껴지지 않으니 그저 고요했다.


즉, 다대일 수업의 경우 대면 강의 방식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반면 일대일 수업인 경우에는 부담스럽게 서로 마주보는 것보다는 온라인으로 하는 것이 '일대일 강의의 집중 효과'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보다 편하게 수업을 상호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일단 러시아어수업은 한 달 더 연장을 했고, 스페인어수업은 더는 듣지 않기로 했다. (애초에 3월부터 Aula Cervantes에서 새롭게 제공하는 수업시간은 내 업무시간과 겹치므로 수강 자체가 불가능했다.) 만일 스페인어 회화 실력을 늘리려면 러시아어 수업처럼 숨고를 통해 일대일 과외 선생을 구해볼 참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