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떡국은 무조건 음력 설에 먹는 음식이었고, 한복도 음력 설에 입는 것이었고, 그 무엇보다도 60간지로 표현되는 해가 바뀌는 것은 음력 설이었고, 그래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도 음력 설에 하는 것이었다.


요즘은 그 대부분의 것들을 양력 설에 하고 있다. 음력 설이 명절 휴일로서 부활한 것이 1989년이라고 하니까, 나와 비슷한 또래는 아마도 부활한 음력 설의 의미가 강조되는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일본처럼 아예 세시풍속을 없애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음력 설보다는 양력 설을 더 강조하였다고 하니, 오히려 나보다 앞선 시대를 사신 분들 중에는 양력 설에 설빔을 입고 떡국을 먹는 것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을 터. 하지만 점점 새해 첫날로서 양력 설의 의미가 다시 더 대두되고, 음력 설은 '연휴' 정도로 취급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사실 나도 이번 주말에 떡만둣국을 해 먹었다...) 


하긴, 기독교인들은 대림절부터 교회력 한 해가 시작되니 한국에 사는 기독교인들은 매해 새해를 세 번이나 맞이하는 셈이다. 이러나 저러나 Happy New Year!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