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특허명세서를 작성하게 될 줄은 몰랐다. 대학원생으로 일할 때에는 변리사에게 실험 정보와 관련 자료를 넘겨주고 모든 것을 일임해서 명세서를 작성했는데, 여기서는 내가 직접 명세서를 작성해 보았다. 이전에 작성한 두 건의 출원건을 검토하면서 변리사들의 특허 속 문투를 나 나름대로 흉내내 써 보았는데, 연구책임자로 계시는 옆 방의 박사님이 "그럴 듯하게 쓰셨던데, 특허 좀 써 보셨나 보네요."라고 하시는 걸 보고 적잖이 안심이 되었다.


KIST 전북분원의 특허 출원은 1) 발명자 모두의 결재를 마친 뒤, 2) 분원 내부의 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치고, 여기서 채택된 특허 초안은 본원의 위원회에 넘겨져 3) 최종적으로 본원의 위원회에서 결정을 내리는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언뜻 굉장히 복잡한 절차이지만, 이러한 과정으로부터 무분별하게 특허가 남발되는 것을 방지하고 지적 재산권으로서 가치가 있는 연구를 선별해서 관리하겠다는 취지가 드러난다.


그리고 이 특허 명세서를 쓰게 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논문을 곧 투고할 예정이다. 입사한 지 만 2년이 안 된 시점인데 이제서야 뭔가 '독립적인' 구체적인 연구 성과를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다. 한번 어떻게 되는지 지켜 봐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