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미네소타 대학의 지도교수인 Ellison 과 Murray State University (머레이 주립대학)의 Kevin Miller 교수는 서로 아는 사이인지라 여러 모양으로 교류가 있어 왔다. 최근 두달간 이쪽으로부터 샘플을 전달받아 X선산란분석을 진행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보고 및 고찰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려서 꽤 멋진 일로 마무리될 것 같다. 분자 합성과 광중합은 머레이 측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최종 제조된 고분자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그쪽이 잘 알고 있었지만, 미네소타 측에서 제공한 X선산란 결과를 토대로 좀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그 구조를 분석함으로써 정확한 이해가 가능해졌다. 즉 '이 분자들은 화학구조가 이렇게 생겼으니 최종적으로는 이런 구조를 형성하고 있을 거예요.' 라는 가정에서 그치지 않고 '여기 산란 신호가 있는 것으로 봐서 얘는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고 화학 구조의 변화에 따라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실험 결과가 잘 들어맞습니다.'라는 해석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


스스로 참 뿌듯하다고 느꼈던 것은, 1년전만해도 'SAXS? 그게 뭔가요?'하던 내가 외부 연구 그룹과 무리 없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X선산란분석 결과를 해석하는 데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 오후에 Miller 교수로부터 메일이 왔는데 굉장히 방대한 양의 논문 초안이 담겨 있었고, 내가 편집하고 작성한 것들, 곧 X선산란분석 결과 그림과 이를 해석 및 고찰하는 문단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물론 내 부실한 영어는 원어민의 수준으로 잘 고쳐져 있었고...). 이건 제1저자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논문 초안 작성을 통해 미네소타에서 배운 기술이 정확하게 잘 적용되어 연구의 질을 한단계 높이는 데 쓰일 수 있었다는 것을 체험했다는 점,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이만큼이나 더 배우고 성장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했다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무척 흡족한 기분이 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