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서산(瑞山)에 놀러갔는데, 지난달 내린 집중 호우 때문에 국보로 지정된 마애여래삼존상(磨崖如來三尊像)은 출입이 통제되었고, 충남의 4대 사찰 중의 하나로 불리는 개심사(開心寺)의 입구는 산사태로 인해 흙탕물이 휩쓴 흔적이 역력했다. 쓰러진 나무를 양옆으로 치워두어 통로는 확보했지만, 어수선한 느낌마저 치워둘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부디 피해를 입은 분들이 절망을 딛고 일상을 회복하시길 기원했다.


한우개량사업소가 있는 목장길은 꽤나 장관이었다. 흔히 '목장길'하면 양떼를 볼 수 있는 대관령을 떠올리지만 서산의 목장길은 그렇게 높낮이가 심하지도 않으나 눈앞에 펼쳐진 너른 초원이 더 넓게 펼쳐져 있어 무척 아름다웠다. 저 멀리서 한우 떼가 풀을 뜯는 것도 볼 수 있었다.


태안의 신두리해변에 있는 사구(沙丘)는 생각과는 달리 풀이 무성하게 돋아나 있어 놀랐지만, 포토존 근처 부분은 정말 중동이나 중앙아시아, 몽골에서나 볼 법한 모래더미라서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모래언덕을 보고 그 위로 건너가는 데크 길을 따라 걷노라니 푸르른 바다와 함께 사구, 그리고 그 위에 무성하게 돋아난 풀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여름엔 6시까지 개장이라서 하마터면 못 들어갈 뻔했는데, 30분 정도 돌아보며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돌아오는 길에 만리포 해변에서 펼쳐지는 블랙 이글스(Black Eagles) 공군 곡예비행팀의 멋진 비행도 감상할 수 있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