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금요일부터 조금 무리를 했다. 이곳저곳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긴 했는데 너무 기력을 소모했나보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에 휘상이와 용석이를 봤는데 음식과 술이 좀 과했나보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참 쉽지 않았다. 게다가 방 창문으로부터 불어오는 웃풍 때문에 기관지는 죄다 차갑게 말라붙어 버렸다. 숙취 기운이 느껴지는 중에 샤워를 간단히 하고 아침으로 호박죽을 먹었는데.. 그게 그만 얹힌 것 같았다. 속이 불편하고 머리거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따금씩 토악질이 나왔고, 시원하게 풀리지도 않는 찐득한 코가 호흡을 방해했다.


결국 등교를 포기하고 하루 종일 침대 위에 누워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대했다. 도저히 안될 거 같아 중간에 아파트 단지내 약국에 가서 소화를 위한 환약과 드링크를 사서 먹었다. 몇 번 화장실로 달려가 먹은 것들을 비워내고 몸을 따뜻하게 데워놓고 뒹굴거리니 오후 6시경이 되어서야 다소 상태가 나아졌다. 저녁으로 할머니께서 밥상을 차려주셨는데, 밥 얼마와 무나물만 꼭꼭 씹어 먹고 나머지 반찬들은 물렸다. 다시 토하기는 무서웠다. 다행히 저녁을 조금 먹었더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내일마저 상태가 좋지 않으면 병원에 가야겠지만 왠지 괜찮을 것 같다. 먹는 것 좀 조심해야겠다. 아무래도 술때문이라기보다는 같이 먹은 아주 매운 짬뽕탕때문인 것같은데.. 암튼 더 큰일로 번지기 전에 상황이 종료된 거 같아 천만다행이다. 부디 다른 일 벌어지지 않기를.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