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카톡으로 이야기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 졸업하고나면 alumni라는 엉성한 묶음에 불과한데 단지 같은 실험실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지나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닐 사람들 ㅡ 평소에라면 친교를 전혀 쌓을 것 같지 않아보이는 사람들 ㅡ 과 6년여를 같이 지내면서 별별 모습들을 목도해야 한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무의미하다. 웬만하면 신년회 때에나 가끔 한 번 보고싶을 뿐이지 그 이상은 결코 아니다. 이건 실험실 사람들 모두를 미워해서가 아니다. 그냥 우리는 각자의 목적을 위해 연구내 기반한 단편적인 집합을 길게 가졌던 것 뿐이지 다른 것을 바라지도, 또 베풀 이유도 없다. 이해하려고 할 필요도, 이해시키려 설득할 필요도 없다. 그냥 살아온대로 생각하면서 충분히 실력을 발휘하고 학위를 받으면 그만이다.

 

우리는 단지 잠시 스쳐가는 colleague일 뿐. 6년여의 긴 시간 함께 맞대기엔 서로에게 좀 부담스런 존재들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