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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반쯤에 일어나서 전날 지어 놓은 쌀밥에 참치 캔 하나와 마요네즈, 간장을 버무려 간단히(?) 식사를 해결했다.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셔 잠을 쫓은 뒤, 전날 정성 들여 배번(背番)을 달아 놓은 티셔츠를 위에 걸쳐 입고 길을 나섰다. 교통 통제 때문에 주차장에 늦게 들어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빈 자리가 있었다. 신발을 갈아 신고 행사장으로 향하니 아까 막 마이크를 잡고 격려사를 진행하는 도지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생각보다 많이 모인 사람들 사이로 KIST에서 같이 참가한 박사님들을 겨우 찾아냈고 우리는 스트레칭과 약간의 조깅 후에 순서에 맞추어 달릴 준비를 마쳤다.
결과적으로는 무척 잘 달렸다. 지난 2월 대구 마라톤 대회에서는 10 km를 달리는 데 58분 11초가 소요되었지만, 이번에는 10.6 km를 달리는데 51분 54초 가까이 걸렸다. 내 스마트 워치의 안내에 따르면 10 km를 달리는 데 48분 42초가 걸렸다고 했다. 9개월만에 9분 이상 단축된 이 기록은 내 최고 기록이기도 했다 ― 사실 이날 1 km, 1 mile, 5 km, 10 km 기록을 모조리 경신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간 기회가 될 때 5 km, 10 km씩 달리거나 수영을 하면서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5월에 대전에서 하프(half) 마라톤을 뛴 것 역시 큰 도움이 되었다. 21.1 km를 완주해 보니 10 km 뛰는 건 더 이상 문제될 것이 없었다. 신발도 전과는 달리 탄성이 좋은 신발을 신었는데, 이 또한 기록 단축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어제 시계가 하라는 대로 스프린트 달리기를 5 km 진행한 것도 물론 영향을 주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러 모양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은 동료 연구원들의 응원이 아니었으면 이런 성과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을 것이다. 짐랫 박사님을 비롯하여 달리기의 세계에 나를 깊이 빠뜨린 박사님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아래는 올해 첫 대회와 마지막 대회의 측정치를 정리한 표. 조금씩 개선된 것이 보인다. 언뜻 봐서는 작은 차이인 것 같지만 한 번 움직일 때마다 15 cm 씩 더 나아가면서 분당 3회 더 발을 내딛는다면, 결과적으로는 9개월 전에 비해 분당 30 m 이상 더 나아간 셈이다. 50분 뛴다고 가정했을 때 과거의 나보다 무려 1.5 km 정도 앞서간 것이었다. km당 5-6분이 걸렸다는 과거를 생각해 보면 9분 가까이 기록이 단축되는 것이 아래 표를 통해 정확히 설명된다.
| 대구마라톤(2025.02.) | 올림픽 데이 런(2025.11.) |
거리 | 10 km | 10.6 km |
시간 | 58'11" | 51'54" |
페이스 | 5'49"/km | 4'54"/km |
심박수 | 153 bpm | 149 bpm |
파워 | 292 W | 311 W |
케이던스 | 182 spm | 185 spm |
| 보행길이 | 0.94 m | 1.09 m |
| 수직비율 | 8.3% | 7.4% |
| 수직진폭 | 7.8 cm | 8.1 cm |
접지시간 | 251 ms | 234 ms |
지난 번 대구 마라톤을 마치고 익산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온갖 회한(悔恨)만이 가득했던 것을 기억한다. 전날 경산(慶山)에 가서 1박을 했고, 아침부터 대중교통을 타고 경기장에 가서 4만명이나 모인 그 거대한 인파 속에서, 그것도 무척 추웠던 2월의 어느 날, 1시간 달리고 나니 모든 것이 끝이었다. 성취감이 들기도 전에 추위가 엄습했고, 3시간이나 운전해서 집에 돌아가야 하는 운명을 탓하며 걱정 근심만 가득히 끌어안은 채 경기장을 나섰던 것이 생각난다. 그날 오직 경산 근방에 있던 대중목욕탕의 따뜻한 욕탕만이 내게 위로를 주었다. 그에 비하자면 오늘 전주에서의 10 km 마라톤은 무척 긍정적이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무엇보다도 부담없이 집과 행사장을 오갈 수 있었다는 점, 날씨가 무척 달리기 좋았고 달린 후에는 해가 비쳐 따뜻했다는 점, 그리고 함께 뛰는 분들이 계셔서 달리기의 마지막을 서로 축하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10 km 근방의 달리기는 전북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하프 마라톤 수준의 달리기는 타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여행을 겸해서 참석하는 것으로 내 나름의 방침을 정했다. 그래야 달리고 난 뒤의 여유를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10 km나 5 km 달리기는 1년에 2~3회 정도, 하프 마라톤은 1년에 1회 정도 참석하면 딱 맞을 듯 싶다. 참가비가 4~5만원씩 정도 하는데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현재로서는 42.195 km를 뛰는 풀(full) 마라톤은 참여할 의사가 없지만 또 어떤 바람이 불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날이 추워지는 만큼 달리는 횟수는 조금 낮추고, 수영을 자주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이번 겨울에는 반드시 자전거를 사서 내년에는 자전거도 한 번 달려봐야겠다. 진짜 철인3종대회를 준비하는 사람처럼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운동을 하는 거 굉장히 건강과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2025년은 육상과 수영 덕분에 여러모로 즐거운 기억이 가득했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는 연구도, 운동도, 개인적인 일도 기대하지 못했던 것 이상을 해낼 수 있게 되어 무척 감사하다. 이게 다 실은 운동 덕분인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운동 천재.. 그는 공부가 아니였어도 성공할 길이 여럿이다.
대한민국 체육 협회는 통탄할 것이다. 이 운동 천재를 놓쳤다니.. 그래도 과학 발전에 힘쓰고 있으니 다행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