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남아공 프리토리아(Pretoria)의 골프 연습장에 같이 간 이후 처음으로 아버지와 함께 시흥 어디에 있는 골프연습장에 가서 1시간 가량 골프채를 신나게 휘두르다 왔다. 아버지 보시기엔 여전히 내 스윙에는 엄청난 수의 문제가 상존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어떤 빛(?)이 있음을 보았다고 하시는 듯 했다. 나도 어차피 길게 보고 연습장에 돈을 내며 가는만큼, 아버지 말씀대로 그렇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꾸준히 다니면서 연습하려고 한다. 운동이라면 남들 1개월 걸릴 것이 내겐 3개월, 혹은 반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니까.


날도 무지 더웠는데다가 쓸데없이 힘을 쓰는 바람에 아주 뻘뻘 땀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조금 출출해서 근처 분식집에서 멸치국수 한 그릇과 김밥 한 줄을 시켜 아버지와 나눠먹었다. 이렇게 35살의 젊은 부양자는 62살의 은퇴 피부양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를 함께 공유하게 되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