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 중 NLL 관련 발언이 담긴 대화록에 관한 논쟁이 한창이다. 단순히 색깔논쟁 수준에서 마무리될 줄 알았던 이 논쟁에 국가정보원과 국과기록원이 휘말렸고 이 와중에 국민들은 '귀태'라는 비교적 신선한 막말을 알게 되었다.


슬픈 일이지만, 정작 국민들은 여기서 관심이 떠나간 듯 하다. 이제 고인이 된 전 대통령이 NLL을 북한에 바치려고 했던 것인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관리를 잘못해서 국가기록물이 증발하는 미증유의 사건이 벌어진 게 아닌지, 박근혜 현 대통령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이 모든 소모적인 논쟁거리는 오직 국회의원들에게서 나와 국회의원들을 통해 국회에서 양산되고 있다.


어차피 결말은 나게 되어 있다. 장담하는데, 이 지루한 공방 끝에 남는 건 현상 유지(status quo)와 일종의 수수료로 얹혀진 정치적 피로감일 것이다. 흔히 이번 국가기록물 열람을 가리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들 말하지만 여의도는 판도라의 상자에 담긴 죄악보다 더 추악한 것들이 망령이 되어 떠도는 굿판이 아닌가. 이보다 더한 사건들도 유야무야 시킨 금뱃지들이니 이것으로 한 쪽을 KO 시킬 수 있다는 설익은 기대를 하는 건 금물이 아닐까 싶다.


좀 건설적인 데 시간을 썼으면 좋겠다. 어차피 불명예스럽게 죽은 고인의 이야기를 헤집어 내어 뭘 하겠다는 말인가. 정치라는 게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에 그 존재 의의가 있다고 했건만, 요즘은 그런 기대도 접은 지 오래다. 도대체 한국의 정치인들은 놀이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노는 일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일하며 노는 것인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