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실험실에서 공중합체 나노구조 제조를 위한 방법으로 기존에 주로 사용했던 열 어닐링 방법 대신 용매 어닐링 방법을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과거에는 제어가 힘들고 조건 잡기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멀리했지만, 최근 이 방법을 사용하면 수 분 내에 아주 깨끗하고 다양한 구조를 얻을 수 있다는 논문들이 쏟아지면서 우리도 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었던 것이다. 특히 polystyrene-block-polyvinylpyridine 계열의 폴리머를 쓰는 우리로서는 다양한 원통형 구조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용매 어닐링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3달 동안 몇번의 착오를 겪었는데 어제야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 돌파구를 마련하게 해 준 것들은 최근 ACS Nano와 Nano Letters에 발표된 논문들이었다. 열 어닐링에 경도되었던 우리가 간과했던 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예전엔 용매 어닐링이 경험에 근거한 방식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에는 swelling ratio 등의 인자를 통해 철저하게 제어 가능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하나의 현상에 대한 막연한 '그러려니...' 식의 사고로부터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겠구나' 하는 과학적인 접근에 의거한 사고로의 전환, 실로 획기적인 반환이라고 할 수 있다.


역시 공부를 해야 한다. 이 일이 재현성 있게 확인되면 그동안 막혀 있었던 하나의 연구 주제가 다시 순식간에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 요즘 진행하는 실험들이 순차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