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반도체공동연구소의 연락을 받고 그리로 향했다. 10시 반부터 stepper를 이용해서 Si 위 PR 패터닝을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조교님께서 쾌히 참관을 허락해 주셨던 것이다. 요즘 기판에 수백 nm 너비의 선 패터닝을 해서 그대로 깎아 이랑(trench)이 있는 높낮이 구조를 사용하는 데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업이 바로 이 stepper를 이용한 패터닝 공정이다. 늘 항상 웨이퍼만 맡겨 드리고 결과물만 받아서 '아, 이게 이렇게 작업이 된 결과구나' 하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이제 어떻게 작업이 진행되는지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도체공동연구소의 또다른 청정실에 들어가니 별세계였다. stepper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크기였고, 그 옆에는 6인치 웨이퍼를 처리하는 로봇 팔 기반의 장치가 있었다. 모든 것이 자동으로 움직였으며 기판 처리 과정이 모두 입력된 레시피대로 진행되었기에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매우 조직적으로 자동화된 과정을 지켜보노라니 '과연 인간 전자기계공학의 끝은 어디인가!' 하는 새삼스러운 탄성이 스스로 흘러나왔다. 평소 실험실에서 하듯이 하려면 일일이 그걸 트위저로 집고 다니면서 코팅하고 씻고 오븐에 넣었다 시간 쟀다가 뺐다가 여기로 옮겼다가 저기로 옮겼다가 ㅡ 그러다가 가끔 떨어뜨리고 ㅡ 했을 것인데 이건 뭐 모든 것이 자동으로 척척 알아서 되고 있으니 내가 할 일은 그저 물끄러미 지켜보면서 혹시나 큰 에러가 발생하지는 않나 살펴보는 것 뿐이었다.


Stepper 패터닝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고, 금방 꺼내어 SEM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큰 기판이 통째로 SEM 기계에 들어간다는 것도 신기했고, sputtering 없이도 깔끔하게 패터닝된 PR을 볼 수 있어서 참 편리했다. 두 번의 사전 작업 끝에 우리는 공정 조건을 잘 확립할 수 있었고, 덕분에 꽤 괜찮은 패턴 PR을 Si 웨이퍼 위에 만들 수 있었다. 6인치 웨이퍼를 그렇게 패터닝하는 데 20분이 채 안 걸린 것 같다. 이제 남은 공정은 이것을 마스크로 써서 etcher를 통해 기판에 높낮이 구조를 재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판은 앞으로 몇 주간 신나게 사용하게 될 예정이다. 지금 해야하는 일이 directed self-assembly(DSA)인만큼, 이 과정을 통해서 구현해야 할 것들이 사실 한둘이 아니다. 어서 기판을 받아 실험에 돌입해서 재미있는 결과들을 보았으면 싶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