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년 만에 독일에 왔다. 11일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가는 아시아나 비행기를 최종 구매한 것이 지난 9일께였으니 실로 이번 여정은 제대로 된 계획 없이 정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독일행은 여행 목적이 아닌 만남의 목적 ㅡ 무엇보다도 주말에 결혼을 하는 Bernd를 보기 위한 목적이 제일 크다.


이번 여정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같이 가기로 한 인원이 이탈하기도 했고, 과제 평가와 관련된 일정들이 줄줄이 잡히면서 원래 계획했던 귀국 일자보다 한참 앞당겨서 귀국을 해야만 했다. 덕분에 90만원도 안 되게 구입한 왕복 항공권은 환불 수수료로만 덩그러니 '손해'로 남았고, 그 빈 자리를 제 값 두둑히 받은 직항 항공권이 채웠다. 그나마 편도 하나는 마일리지로 구매해서 현금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해지면서 이런저런 걱정을 아니하려야 아니할 수 없었다. 혹여나 3차 감염이 되어(!) 격리가 연장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독일은 입국자에 대한 어떠한 방역 관련 조치를 요구하지 않지만, 한국은 그러하지 않다는 점이 나를 매우 성가시게 만들었다. 일단 출국 직전 서편에 있는 검사센터에서 항원검사까지 진행하고 음성인 것을 확인한 뒤에야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인천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길은 흑해를 기점으로 우회할 수밖에 없었고, 이때문인지 평소보다 조금 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무튼 거의 13시간 정도 날아서야 독일에 입국할 수 있었다. 비행 중 총 3번의 기내식이 주어졌는데, 첫번째 기내식이 오던 시간에는 밥을 먹고 내내 잤고, 두번째 기내식이 오던 시간에는 과제 평가자료 작업을 노트북으로 진행했으며, 세번째 기내식이 오던 시간에는 인터넷 유료 와이파이를 구매해서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폭등(?)한 주가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공항에서 Airliner를 타고 다름슈타트(Darmstadt)로 가고 있으며 거기서 기차를 타고 Hannah가 살고 있는 바인하임(Weinheim)으로 갈 예정이다. 아쉽게도 그녀의 두 자녀들을 못 보긴 하지만, 4년만에 친구를 만나게 된다니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코로나19에 3차 감염되지 않는 것이 이번 여정의 핵심이기도 한데, 아직까지는 큰 무리는 없는 듯 하다 ㅡ 독일 사람들도 은근히 마스크를 더러 잘 쓰는 것 같기도 하고. 귀국 비행기는 나흘 뒤인 15일에 타는데, 14일에 항원 검사를 할 때 부디 문제 없기를!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