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 오래 있으면서 잡다한 것들 ㅡ 짧게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들 ㅡ 에 대해 충분히 음미할 수 있어야 그게 진짜 좋은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시간과 돈이 문제이다. 하지만 이제는 '체력'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예전같이 왕성하게 돌아다니며 온 시내를 휘젓고 돌아다니는 짓은 아마 못할 것 같다.


이래서 여행사에 이동과 숙박 등의 업무를 대행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지금 조지아 여행 계획을 어느 정도 짜고 있는데 계속 머리에 맴도는 생각은 '부모님이 여기를 다 왔다갔다 하셔도 안 지치실까?', '이러다간 하루 내내 피곤하겠지?', '이건 여행이 아니라 하이킹이잖아?', '고작 하루 여기 볼 거면 뭣하러 가나' 뭐 이런 것들이다.


트빌리시(Tbilisi)에 도착하자마자 바투미로 건너가서 조지아 서부에서부터 동부까지 죽 훑으며 여행을 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는데 아마도 스바네티(Svaneti), 바르지아(Vardzia), 투셰티(Tusheti)는 제외될 것 같다. 이 지역들은 주로 조지아 동서를 잇는 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북부 및 남부 지역인데 아무래도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노릴 수 밖에. 특히 투셰티의 오말로(Omalo) 등의 마을들에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아바노 패스(Abano pass)가 연중 여름 넉달 중에만 개방되므로 방문하기에 적기이지만, 이 험준한 카프카스 산맥의 마을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내 생각에는 다음에 아르메니아로 여행갈 때 몇몇 대카프카스 ㅡ 볼쇼이카프카스 ㅡ 지역을 꼭 들러봐야겠다.


벌써 보름 남짓밖에 안 남았다. 시간 참 빠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