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대학원생으로서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고분자학회. 이번에는 특별하게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학회에 참석하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었다. 실험실에서 발표하는 두 사람과 신입생 셋 모두 20대들만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언제나 그랬듯이 지삿개풍경이라는 이름의 펜션에서 2박3일을 묵으면서 학회 일정을 소화했다.


특별히 이번에는 춘계 고분자학회 구두 발표 수상자로 선정되어 시상식에 초대받았다. 내로라하는 교수님들 앞에서 상을 받는데 약간 긴장은 되었지만, 아무튼 열심히 한 것을 인정해 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다.


신입생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별히 이번에는 내가 차를 이틀동안 내내 몰면서 여기저기 다녔고, 아침밥도 해 줬다. 실험과 연구 측면에서 많은 값진 조언들을 해주진 못했지만, 기왕이면 내가 마지막으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에 애들이 좀 더 편하고 즐거운 기억만 가지고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학회를 처음 참석했을 때의 희열을 잠시 떠올려보니 지금은 늘 '식상해!'라는 말을 달고 사는 내가 좀 부끄러워지긴 했지만, 아무튼 신입생들에게는 앞으로 학회에 오게될 일들을 자주 만드는 유능한 대학원생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었고, 특히 오랜만에 천제연폭포에 가서 기분이 참 상쾌했다. 예전보다 제주도에 해외에서 온 관광객이 많았고, 특히 제주공항은 일국의 국제공항다운 면모를 갖춰 나를 적잖이 놀라게 만들었다. 어찌 지난지 모를 2박3일,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