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지하 체력단련실에서 신체 측정을 했다. 거의 1년 반만에 한 것 같았는데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저녁을 먹지 않고 점심 먹은지 6시간 지나서 측정한 것인데 체중이 무려 64.5 kg 이 나왔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골격근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면서ㅡ늘 30 kg에서 왔다갔다 한다. ㅡ 체지방량이 10 kg를 넘긴 것. 체지방률이 16 %인 것도 처음이었다.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심각한 비만이 된 것같이 들리겠지만 트레이너의 말을 빌리자면 이것은 '저체중에서 정상 체중이 된 것'을 의미하며 체지방량과 비율은 지극히 표준값에 도달했다는 것이었다. 경험상 체지방량은 측정 당일 혹은 전날 먹은 음식과 소화 정도 등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지라 1 kg 정도는 믿을 게 못되었다. 예전에 그런 적이 있었다. 전날 쟀을 땐 체지방량이 10 kg이 넘었는데 다음날 쟀을 땐 8 kg 대였다. 그러나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전체적으로 지방량이 늘어났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 특히 요즘 배를 만져보면 예전과는 분명 다르다.


다만 골격근량이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은 다소 의외였다. 물론 트레이너는 '줄지 않은 게 아디에요'라고 하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나는 운동을 거의 2달간 쉬지 않았던가. 그리고 요즘 나는 정말 잘 먹고 편히 자고 있다. 최근 버스나 실험실에서 눈붙이며 잔 적이 드물 정도로. 아마도 그래서 살이 찌지 않았나 싶은데, 어쩌면 골격근량도 지난 봄에 엄청나게 줄었다가 요즘에야 겨우 회복한 것일 수도 있다.


트레이너는 상체보다 몸통과 하체가 부실한 편이라며 데드리프트나 스쿼트를 추천했다. 그러고보니 요즘 그 운동들을 별로 안 했지. 그런데 그렇다고 이렇게나 상/하체 비중이 역전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체가 그나마 유일하게(?) 표준 범위 내에 들어왔던 시절이 있었건만. 트레이너의 다음 조언이 꽤나 심상치 않게 들렸다. "나이가 들수록 하체가 부실해지기 마련이에요" 오 저런, 그렇군요.


아무튼 대학원을 졸업하기 전에 65 kg 는 되어야하지 않겠너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급격하게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체지방량만 대책 없이 늘어나면 마른 비만의 전형이 되겠지. 8월부터는 PT라도 받아야하는 것 아닌가 싶다. 몸짱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