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간의 일정도 이제 마지막에 이르렀다. 지금 나는 핀란드 수도 헬싱키(Helsinki)의 국제 공항에 앉아 인천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틀동안 성림이 내외의 보살핌 덕분에 파리에서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새벽부터 샤를드골 국제 공항에서 졸면서 아침 비행기를 기다려왔다. 파리에서 베를린으로, 베를린에서 헬싱키로, 그리고 이제 마지막 여정만이 남은 것이다.


6번째 유럽행이었던 이번 여행의 가장 특이할만한 점은 주요한 도시였던 베를린, 마인츠, 맨체스터, 파리에서 모두 학회 혹은 친구 및 아는 분으로부터 숙식을 제공받았다는 것. 독일행을 허락해준 IRTG 과제와 마인츠에서 기꺼이 방을 내어 준 독일 친구 Bernd Oschmann, 맨체스터에서 2박3일간 성심껏 대우해주신 김용진 박사님 내외분, 그리고 이틀간 파리에서 맛있는 것을 함께 나누고 나를 위해 땡볕의 베르사이유까지 가는 편의를 봐 준 내 친구 성림이 내외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


일정에 비해 순수한 여행 일정은 매우 제한적이었지만 그것이 큰 문제는 아니었다. 맨체스터와 리버풀을 제외하고는 모두다 한번씩 들렀던 도시였기에 관광에 대한 의욕이 애초에 크지도 않았다. 아는 사람은 만나보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컸던 이번 여행이었다. 게다가 맨체스터에서는 연구자도 직접 만나 면담하고, 실험도 진행하지 않았는가. 매우 인상적인 일정이었다.


영어를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간직하며, 또 왜 나는 독일어를 배우지 않았던가 하는 후회를 남기며 유럽 대륙을 떠난다. 핀에어(Finnair)는 생각보다 무척 괜찮은 것 같고, 기내에서 암스테르담(Amsterdam)을 언젠가 관광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린 독일 날씨와 항상 서늘했던 영국 날씨, 그리고 타는 듯했던 프랑스 날씨는 잊지 못할 것이며 부디 서울 날씨는 한결같이 그저 전형적인 한국의 여름 날씨이기를 바란다. 한국에 가먼 할일이 참 많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