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부터 진행된 학위 수여식. 입학/졸업 관련 학교 공식 행사에 단 한번도 제대로 참석한 적도 없는 내가 이번에는 외할머니의 바람을 따라 학위 수여식에 참석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의례적인 행사일뿐이려니 했지만 그래도 연단에서는 많은 분들이 경청할만한 좋은 말씀들을 해 주셨다. 수많은 사람들이 학위를 받고 나는 그 중에 한 사람일 뿐이지만 학사 졸업 때와는 달리 뭔가 으쓱한 기분, 혹은 정말 내 것을 성취했다는 자긍심 비슷한 기분이 물씬 느껴지는 자리였다.


공동 연구를 했던 두 분에게 졸업 논문도 드리고 윤재에게도 한 부 전달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연구 생활을 하면서 도움을 많이 주셨던 직원 분들, 그리고 대학원 기간동안 각별하게 지냈던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다. 소중한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기록해 놓는다는 것은 진정 뜻깊은 일. 학부 때처럼 우루루 몰려다니며 사진 찍는 것도 그닥 원치 않아서 아주 조용히 ― 정말 나답게 ― 졸업식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시간이 정말 모자랐다. 어찌나 시간이 빨리 지나가던지.


새로 바뀐 학위복은 멋졌고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는 다시는 입지 못할 학위복일텐데 하루동안 고생이 많았다. 이제 22년간 쉼없이 달고 다녔던 학생 타이틀을 내려놓을 때이다. 아버지 말씀처럼 이제 새로운 시작인데 신발끈 질끈 동여매고 불끈 달려나가야겠다. 모든 것이 날 위해 웃는 것처럼 보인다. 즐거운 날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