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의 학자인 아녜스 오베르랭(Agnès Oberlin)이 1984년에 『Carbon』지에 게재한 논문을 읽고 꽤나 큰 감명을 받았다. 「Carbonization and Graphitization (탄화 및 흑연화)」라는 간결한 제하(題下)의 논문에서 이 여성과학자는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hard/soft carbon에 대해 꽤나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논문에서 조명하고 있는 저자의 깊은 시선을 곱씹다 보니, 비록 지금은 그 때보다 더욱 진일보한 기술과 축적된 지식 ㅡ 특히 풀러렌, 탄소나노튜브, 그래핀과 같은 다양한 나노수준의 탄소 동소체들의 발견 이후 폭발적으로 확립되기 시작한 여러 아이디어들 ㅡ 을 가지고 다양한 탄소 물질들을 합성하고 분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비해 매우 얄팍한 수준의 개념을 가지고 소재를 다루고 있었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 번 거시적(巨視的) 특성은 미시적(微視的) 특성에서 기인하였으며, 그 미시적 특성은 분자(分子)의 형태과 결합에 의해 제어된다는 사실을 통감했다. 참으로 그렇다 ㅡ 왜 우리가 화학을 배워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제시하는 명제이다. 그 논문과 그 논문을 인용하고 있는 여러 논문들을 거듭 읽은 후 한껏 고양(高揚)된 마음으로 작성 중인 논문을 수정할 수 있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