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지난 며칠간은 과제 관련 일을 하느라 격무에 시달린 시간이었다. 저글링을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공 세 개는 각각 내가 맡게 된 과제 세 개를 의미했고 하나씩 하나씩 공을 추가하면서 돌리는 것은 마치 A 과제 계획서를 쓰다가 B 과제 보고서를 쓰고 연이어 C 과제 발표자료를 제작하는 그런 움직임과 흡사했다. 거기에다가 추가로 끼어든 특허 등록건과 연구원 계약건 등등 어느 것 하나 나를 편히 쉬게 만드는 일이 쉼 없이 계속 이어졌다. 그 덕에 화요일, 수요일, 그리고 목요일 평균 새벽 4시에 집에 들어가 잠을 청한 것 같다. 그리고 아침 10시를 조금 넘겨 연구실에 되돌아가서 작업을 속개했다. 커피와 초콜릿을 항상 달고 지냈다. 식사는 대체로 거르지 않으려 했으나 아침을 못 먹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아참. 멋도 모르고 이번주부터 수요찬양예배 인도자 자리를 수락했었다. 정말 웬만하면 이번주 수요일은 건너뛰고 싶었지만 약속은 약속인 이상 빠질 수가 없었다. 서울대에서 동편마을에 있는 교회까지 택시를 타고 그 막히는 시간대에 50분만에 도착해서 찬양예배를 진행했고, 끝나자마자 곧장 지하철과 택시를 타고 밤 10시 반에 연구실로 돌아와 과제 작업을 재개하기도 했다.


금요일 밤에 모든 일이 최종적으로 종료되었고, 오늘 오전에 최종 확인된 것을 확인했다. 오늘 버스를 타고 스페인어 학원에 가는데 너무나도 졸려서 도대체 창을 몇 번 머리로 들이받았는지 모른다. 집에 돌아오면 그저 세상 모르게 자고 싶었지만 지난 며칠간 미뤄두었던 청소와 빨래, 요리,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었기에 졸리는 눈을 부비며 집안일을 다 마쳤다. 원래 주말에도 학교에 가서 발표 자료를 교수님께 보내드려야 할 예정이었으나, 오늘만큼은 좀 집에서 쉬련다. 휴식을 취할 테다. 휴식! 휴식을 말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