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동안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아침부터 일어나 학교를 방문한 뒤 곧장 서류들과 여권을 챙기고 세종대로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갔다.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대사관 문앞에 줄지어 대기하고 있어 무척 놀랐다. 입구에서 여권과 인터뷰 예약서를 확인받아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핸드폰을 맡기고 2층으로 올라가니 먼저 올라간 수많은 사람들이 역시 수납(check-in) 줄에서 대기 중이었다. 20분여를 기다렸더니 그제서야 내 차례. J 비자 첫 취득임을 확인한 관계자는 내게 전공이 chemistry냐고 물은 뒤 이것저것을 입력하였고, 나는 지시에 따라 스크린 위에 손가락을 찍어 지문 날인을 하였다. 추가 서류를 이것저것 가져갔으나 관계자가 확인한 DS-2019, DS-160, SEVIS Fee 납부 확인증이 전부였다. 관계자는 내게 D268이라고 적힌 번호표를 건네 주었고 나는 인터뷰 대기석으로 건너가 미국에서의 권리 관련된 팸플릿을 읽으며 조용히 내 차례를 기다렸다.


인터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터뷰어는 내게 무슨 목적으로 미국에 가는지, 전공이 무엇인지, 특기 ㅡ 나는 specialty라는 말이 너무 생소했다. ㅡ 가 무엇인지, 미국에는 처음 가는 것인지, 미국 이외에 다른 나라에 간 적은 있는지 물었다. 내가 최근 5년간 간 나라 이름을 다 대어야 하냐며 약간 난감한 표정으로 국명들을 나열하자 혹시 중동에 간 적은 있냐고 물었다. 친절하게 중동의 국명들을 나열하는 인터뷰어에게 나는 단호한 미소를 띠며 "No, I haven't."라고 답했다. 인터뷰어는 DS-2019 서류에 스탬프를 찍어 오늘 날짜를 표기하고 자신의 서명을 기입한 뒤 돌려주었다. 여권은 금주 내로 받아볼 수 있는 말과 함께.


생각보다 대기 시간만 엄청 길었고 인터뷰 시간 자체는 짧았다. 미국인과의 대화는 어렵다기보다는 늘 이처럼 당황스럽다. "이 단어를 이런 뜻으로 써?", "이게 이런 표현이야?", "이게 긍정이라는 거야 뭐야?" 뭐 이런 식이다. 앞으로 차차 익숙해져 갈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그 미국식 발음에도 더 익숙해져야겠지만.


아무튼 미국행을 위한 서류 처리의 구부 능선을 넘었다. 이제 비자가 부착된 여권을 손에 넣으면 출국 준비의 50% 는 끝난 셈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