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싸는 것과 미국으로 나중에 보낼 짐을 분류하는 것은 주말에 진행할 예정이다. 어차피 가져갈 짐은 옷과 화장품, 몇몇 전자기기들, 세면도구, 그리고 중요한 서류들 뿐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신 요즘은 떠나기 전에 여기저기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중이다. 그제는 학부 동기들, 어제는 교회 수요 찬양 예배, 그리고 오늘은 교수님과 연구실 후배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내일은 학부 교수님들을 만나뵙고 인사를 드릴 예정이며 공동 연구를 진행했던 다른 연구원들에게도 작별 인사를 전할 생각이다.


그러고보니 11년 반동안 머물렀던 서울대 교정을 내일이면 떠난다. 화학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곳. 대한민국에서 똑똑한 사람들이 모였다는 이 곳에서 나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기쁨과 분노, 성취와 좌절, 슬픔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20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나의 모교(alma mater)이기에 애착이 많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시 이곳에 와서 일하게 된다면 참 좋겠지만, 그럴 일은 조만간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아무튼 내일 떠나기 전에 학교 정문에서 사진 한 장 찍고 가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