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한 집 근처에 피트니스 센터가 있어서 어제 메일을 보냈는데 오늘 점심 먹다가 느닷없이 센터 스태프로부터 전화가 왔다. 처음엔 무슨 광고 전화인가 싶어서 경계의 눈초리를 지닌 채 몇 번을 되물었다가 피트니스 센터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나는 바로 yes 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퇴근하고 나서 찾아간 피트니스 센터는 참 넓었다. 1층 건물이었는데 천장이 트러스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그 거대한 공간에 기둥이 하나 없었다. 해머 스트렝스(Hammer Strength)와 라이프 피트니스(Life Fitness) 사에서 만든 기구들이 가득했고 그룹 운동(group exercise, 보통 GX라고도 한다.)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는가 하면 메디슨 볼(medicine ball)과 덤벨, 케틀벨, 각종 고무줄들이 놓인 공간 역시 센터 내부에 구분되어 있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자취할 때 6개월간 등록해서 다녔던 Fitness FM에 비하면 운동 기구의 숫자는 적긴 했으나 그렇다고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Fitness FM은 공간만 조금 더 넓었다면 국내에서 손꼽힐만한 좋은 피트니스 센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센터 스태프는 '아, 너 내가 오늘 오후에 전화했잖아.'라며 친절하게 응대해 주었다. 스태프는 센터의 운동 기구가 참 다양하게 많다며 자랑했고, 그와 함꼐 간단히 전체 시설을 둘러보니 건물에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센터 내부의 분위기가 더 좋아보였다. 아참, 한국과는 달리 대중목욕탕 스타일의 탈의실 및 샤워실은 없었고 옷과 수건 역시 제공되지 않았는데 개인적인 것은 철저히 개인의 몫에 맡기는 미국의 정서와 문화를 생각해보면 과연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태프의 자랑은 이어진다: 24시간 오픈, 넓고 쾌적하며 사람이 많이 없다는 점,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ㅡ 한달에 $40 정도이다. 이 정도면 한국의 몇몇 센터보다 훨씬 싼 정도! ㅡ 등등 말이다. 그러면서 스태프는 내가 회원 등록을 지금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면서 더 나은 결정을 위해 7일간 무료 체험을 할 수 있는 쿠폰을 끊어 주었다. 이렇게 메기는 장단이 들어오는데 당연히 받는 장단으로 응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당장 옷을 갈아 입고 오늘부터 운동을 하겠노라고 얘기했다. 스태프에게 농담으로 '여기 너무 다들 나보다 크고 건강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더니 손사래를 치며 아유 그런 거 아니라고, 그런 거 신경 쓸 필요 없다고 내게 말해 주었다. (하지만 신경 안 쓰려야 안 쓸 수가 없지 않은가.)


오랜만에 1시간 반 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는데,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나 시설이 좋고 쾌적한데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집에서 가까우니 여러모로 내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운동을 쉬지 않고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운동 기구를 활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닌가. 이번 주중에 몇 번 더 운동을 한 뒤에 최종 결정을 내려야겠지만 오늘 하루 운동을 한 뒤의 느낌으로는 무조건 회원 등록을 신청할 것 같다.


아참. 체중은 66~67 kg 로 유지가 되고 있다. 한국으로 귀국할 때에는 예전 트레이너의 소원대로 70 kg 가 되어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만. 물론 뱃살만 디룩디룩 찐 70 kg 말고...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