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락커룸 농담'이라고 애써 둘러대긴 했지만 엄연히 그의 저열한 대화 내용 녹음 테이프가 공개되었을 때, 이제 이 사람의 정치적 생명은 다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연이어 접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는 여전히 클린턴에 수 %포인트 뒤져 있었다.


그러나 오늘 새벽 1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진 개표 진행 결과 트럼프가 승리를 거두었다. 초박빙의 접전 끝에 거둔 신승(愼勝)이지만 어쨌든 엄연히 투표를 통해 당당히 당선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를 인정했을 때 트럼프 유세장에 있던 지지자들의 환호, 그리고 연신 외쳐대던 'USA!' 구호는 나를 잠깐 멍하게 만들었다. 이게 뭐지? 정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나? 이것은 현실인가?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성 속에서 엄지를 치켜 들며 유세장에 등장한 트럼프의 모습을 보며, 이런 일이 미국에서 현실이 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몇몇 신문의 자세한 대선 분석 기사를 읽으면서 트럼프가 당선될만한 상황이기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가 보여줬고 또 보여 줄 행보가 그다지 미덥지 못하고 그가 야기할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불확실성 앞에 걱정부터 앞선다. 올해 들어 브렉시트도 그렇고, 최순실 사건도 그렇고, 트럼프 당선까지 내가 예상 못한 정치적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향하고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