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실험은 책에 그려진 미로와 같다. 그게 무엇이냐 하면, 출구가 어딘지 모르는 채 미로 안에서 해메는 것이 아니라, 입구와 출구 위치를 정확히 책으로 바라보고 있으면서 연필로 이 길을 택했다 지웠다가 저 길을 택했다 이러는 식이다. 즉, 현재 실험은 일종의 '튜닝'이며, 혹시 있을 지 모르는 반론과 이의 제기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보다 말끔하고 확실한 화학적 분석 결과를 얻어내며 과정을 천천히 그러나 엄정하게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이 한 달여 정도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지만 ― 물론 연휴 기간 포함해서 ― 덕분에 많이 배웠다. 가끔 돌고 도는 쳇바퀴를 달리는 기분이 들때는 스트레스도 좀 받았지만, 다행히 그 스트레스를 풀어낼 방법이 여기저기 있어서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화학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고 조금 더 친숙해진 기분도 든다. 정말 화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아, 그나저나 오늘 문득 운동을 마치고 집에서 요리를 하다가 Nat King Cole처럼 재즈를 부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 재즈 보컬 강습하는 곳은 어디 없을까? 참 허황된 꿈이지만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 나도 참 이렇게 정리정돈이 안 되는 사람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