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빨래를 돌리고 건조하는 도중 시간이 남아서 커피 한잔을 끓여놓고 창가에 앉아 저번에 읽고 있던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의 저서 '부분과 전체'를 이어 읽기 시작했는데, 한창 독서에 빠져있다가 문득 이러면 학교에서 일할 시간이 얼마 없겠다 싶어 맨 마지막 두 장(chapter)만 남겨놓고 급히 책을 내려놓았다.


이 책의 초반 몇 장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아직도 유효하다. 이 책은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모든 이들이 읽고 음미해봐야 할 책이다. 괜히 서울대학교에서 필독서로 지정한 거이 아니었어...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철학과 인문학에 대한 고찰 없이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교육 풍토를 생각해 볼 때 굉장한 충격(?)을 던져줄 수 있는 멋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이란 '델타 엑스와 델타 피를 곱한 것이 플랑크 상수보다 작다'는 식의 수식 이해해만 그치는 우리들에게 불확정성이 인식 철학에 끼치는 파장이 무엇이었는지 이야기를 하는데 당혹스러우면서도 우아한 것이 정말 저자는 독일인이 맞다. 우리 나라에는 이와 같은 식견과 사상의 지평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은데.. 아무튼 정말 생각해 볼 점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 중 하나는 바로 다음과 같았다: "독일 친구들은 좋겠다. 자기네 말로 이런 책도 읽을 수 있으니..."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