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는 왜 이렇게 맛있는 것일까.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듯한 이 과일은 굳이 다른 것을 집어넣지 않아도 온전히 맛있다.


내부를 거대하게 차지하고 있는 씨앗만 빼면 모든 것이 다 완벽한 아보카도. 그 거대한 씨앗을 손으로 빼내려고 애쓰다보면 어느새 손바닥과 손가락은 아보카도 범벅이 되어 버린다. 흐르는 물에 그것을 씻어내어 하수구로 보내는 것이 너무나도 아까워서 손을 쪽쪽 빨다 보면, '아마 원시인들은 이렇게 아보카도를 먹었을 거야.' 라고 생각하며 헛웃음을 짓곤 한다.


아보카도는 사자마자 먹을 수 없다. 물론 적당히 숙성된 아보카도를 마트에서 파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딱딱한 상태에서 구매하게 된다. 사흘 정도 지나게 되면 딱딱했던 아보카도는 적절히 물렁해지는데 이 때가 먹기에 제일 좋다. 그러므로 아보카도는 내게 '기다림의 미학'을 새삼 일깨워주는 (나름) 철학적인 과일이다.


예전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았던 사람 중에 아드보카트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사실 그의 이름보다 아보카도가 더 먼저 떠오른다.


아보카도는 스페인어에서 온 이름이고, 원산지도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쓰는 멕시코이다. 그리고 멕시코 음식에 엄청나게 많이 사용되는데 타코와 케사디야, 부리토 등등 온갖 멕시코 양식을 표방한 미국 음식에는 아보카도가 빠지지 않는다.


아보카도, 아보카도, 아보카도, 아보카도. 아보카도 또 먹고 싶지만 내일까지 기다려야겠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