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기름 연구와 관련된 논문 초안 작성 전에 먼저 각종 그림들과 표를 한데 모아서 교수님에게 보냈다. 그림 개수가 8개 정도로 압축이 되고, 보충 자료에 들어갈 그림이 5개, 중간중간에 삽입될 표가 4개 정도였는데 이 정도면 내용상 심각한 결격만 없다면 full article로 써도 무방하지 않을 양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추가로 실험을 해서 확인하면 좋겠다고 한 것들이 몇가지 있어서 아마 교수님이 해당 내용과 관련된 코멘트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적당히 처리할 수 있는 것은 노력이 많이 드는 추가 실험 없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잠시 블록공중합체 연구가 쉬고 있는동안 최근에는 다시 원래 내 첫 연구 주제인 폴리우레탄 프리폴리머 합성으로 돌아갔다. 연구 과제 제안서와 실험 계획을 꼼꼼히 다시 읽어보면서 폴리우레탄 합성과 관련된 내용들을 이것저것 찾아보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연구 제안서에서 고려하지 못한 몇가지 사항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아이소사이안산(isocyanate) 기는 공기나 다른 혼합물 속에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 수분과 반응하면서 요소(urea)를 만들고 이것이 다른 아이소사이안산 기와 결합하게 되면서 뷰렛(biuret) 결합을 형성하기 때문에 프리폴리머가 선형 올리고머로 유지되기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출판된지 20년도 더 된 논문을 참고해서 실험 계획을 다소 변경하기로 마음먹고 이번주 내내 새로운 폴리머, 아니 올리고머를 합성하기 시작했다. 우여곡절이 있었고, 중간에 관 크로마토그래피를 다시해야 하는 참사 아닌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는데, 오늘 최종적으로 제대로 된 올리고머를 합성했다는 느낌이 팍 들었다. 물론 내일 가서 NMR을 찍어보고 분석을 해봐야 최종적으로 합성이 완료되었다는 걸 알 수 있겠지만, 최종 물질의 형태가 점성의 액체라는 점, 그리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음에도 가교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그동안 걱정하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서울에서의 포닥 1년, 그리고 이곳에서의 포닥 1년이 지나 포닥 3년차가 되었는데 이제는 직장을 알아봐야 할 시점이 되긴 했다. 교수 자리부터 시작해서 기업체 연구직까지 굉장히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귀국을 모색할 예정이다. 하지만 귀국만을 목표로 하면서 연구를 등한시하는 것은 잘못이겠지. 우선 내게 큰 돈을 쥐어주며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해 준 NSF 과제에서 요구하는 폴리우레탄 연구 주제의 목표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힘을 다하는 것이 첫번째 과제가 될 것이고, 추가로 주어진 블록공중합체 연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그 다음이 될 것이다. 요즘은 그 실험하는 게 그냥 재미있다  ― 결과에 상관없이.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