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일에 있을 콘서트(?) 참여 준비차 중창 리허설이 St. James Episcopal Church 에서 있었다. 열심을 다한 연습을 마치고 교회를 나서니 벌써 시간은 밤 9시. 가로등이 별로 없는 마을에 위치한 교회 주변은 무척 어두웠다. 게다가 싸늘하게 식어진 공기가 벌써 미네소타의 겨울을 재촉하는 것만 같았다. 오늘 밤 기온은 섭씨 9도 정도에 불과했고 막 입기 시작한 트렌치 코트를 벌써 다시 드레스룸에 걸어두어야만 할 것 같아서 조금은 기분이 별로였다. 그래서 약간의 우울함이 조금 들 무렵, 다시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니 아주 커다란 보름달이 중천에 떠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멍하니 하늘에 달라붙은 찬란한 빛을 바라보다가 느낀 것은 '아, 오늘 추석이구나!'


운좋게 휴가를 쓴다면 이번 한가위에는 앞의 개천절, 뒤의 한글날을 포함하여 거의 열흘 가까이 쉴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미 해외에 나가서 사진을 올리는 친구들이 꽤 많은 것 같았다. 물론 별다른 일 없이 휴식을 취하는 친구들, 이미 결혼하여 친척집을 순방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나처럼 별다른 일 없이 충실하게 하루를 보내는 여러 박사후연구원 및 박사과정생들도 있다. 부디 모든 이들에게 재충전의 기회가 되는 충분하고 풍성한, 그리고 즐거운 명절이 되길 기원하며!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