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페이스북 계정이 거진 요리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 되다시피할 정도로 매번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사골 육개장을 집에서 끓여 먹었는데, 사골육수를 우려내는 재미와 온갖 나물을 버무린 뒤 육수에 퐁당 담가 펄펄 끓여내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이틀동안 정말 맛난 식사를 책임져 준 육개장을 뒤로한 채, 이제는 또 새로운 음식을 해 먹어야 하는데 이게 아주 즐거운 고민이다.


내 지론 중 하나는 요리도 일종의 화학이라는 것이다 ― 그래서 페이스북 사진첩 이름도 'Kitchen Chemistry'이다. 다양한 재료들을 손질하여 여러 처리를 거쳐 먹음직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흡사 다양한 화합물들을 손질하여 여러 처리를 거쳐 유용한 물질을 만드는 실험과도 같다. 사용되는 도구들도 굉장히 비슷한 편인데 가끔은 요리하다가 실험기구가 있으면 정말 편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자성 교반기(magnetic stirrer)라든가 분별 깔대기(separatory funnel)라든가... 둥근바닥 플라스크와 응축기만 있으면 최고의 수프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말이다.


조만간 홈페이지에 음식 관련 페이지를 개설해서 내가 했던 요리들의 사진을 올려놓고 해당 레시피를 올려놓는 작업을 할까 한다. 물론 전문적인 느낌이 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해외에서 혼자 사는 포닥'이 했다는 느낌이 철철 나도록. 그래야 당장 오늘 뭐해 먹을지 걱정하는 나같은 포닥 혹은 박사과정생들이 많은 도움을 받지 않겠는가! 학교에서는 실험을, 집에서는 요리를. 아주 화학 때문에 하루가 알차게 바쁘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